[칠레-호주] 칠레, 매력적이고 위험했던 ‘닥공축구’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칠레의 ‘닥공축구는 매력적이었다. 라인을 끌어올려 호주의 진영을 누볐다. 하지만 수비 불안 때문에 위험했던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칠레가 위협적인 공격력을 자랑한 동시에 수비불안이라는 약점도 노출했다.
칠레는 14일(한국시간)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날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조별리그 경기서 전반 알렉시스 산체스(25)와 호르헤 발디비아(30)의 연속골과 후반 장 보세주르의 쐐기골에 힘입어 팀 케이힐이 만회골을 터뜨린 호주를 3-1로 꺾었다.
파상공세를 펼친 칠레가 호주의 매서운 후반 공세를 이겨내고 승리했다. ‘에이스 산체스가 1골 1도움(전반 12분, 전반 14분)으로 펄펄 날았고, 호르헤 발디비아가 추가골(전반 14분), 장 보세주르(후반 47분)가 쐐기골을 넣었다.호주는 전반 35분 팀 케이힐이 만회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54)이 이끄는 칠레 축구대표팀은 공격은 매서웠다. 원톱으로 나선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양쪽 날개로 산체스와 차를레스 아란기스가 호주의 진영을 부지런히 누볐다. 그 뒤를 공격형 미드필더 호르헤 발디비아가 받치고 아르투로 비달과 마르셀로 디아즈가 중원을 책임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비달을 대신해 발디비아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부지런히 공격을 조율했다. 양쪽 풀백 유제니오 메나와 마우리시오 이슬라는 마치 윙어처럼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에서부터 거세게 호주를 압박했다. 동시에 꾸준히 측면을 노리며 산체스, 아란기스와 연계해 크로스와 패스를 배달했다.

공격이 100점이었다면 수비는 많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수비 조직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점을 보였다. 호주의 역습에 자주 흔들렸다. 특히 문제는 양쪽 풀백까지 라인을 끌어올려 압박이 벗겨진 상황, 수비 숫자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이 때문에 후반 호주의 역습에 고전한 칠레는 전반과 전혀 다르게 수비 숫자를 늘리고 라인을 내리면서 다소 수세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헤딩머신 팀 케이힐을 상대했다고 할지라도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약점을 보였다. 전반 35분 칠레가 허용한 만회골은 전체 수비진의 신장이 작다는 약점이 드러난 골이었다. 호주는 전반 35분 팀 케이힐이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머리로 밀어 넣어 만회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칠레 수비진은 케이힐에게 자주 헤딩을 내주며 위험한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전형적인 공격전형. 공수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의 칠레가 내세운 해법은 전방위적인 압박과 공간 선점이었다. 이날 칠레는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모두 라인을 끌어올리며 강력하게 호주를 압박했다.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호주의 패스 줄기를 막으며 패스 미스를 유발했다. 동시에 적극적인 대인방어로 공을 뺏어냈다. 이어 빠른 속도로 역습을 펼쳤다.
다만 공격이 끊긴 이후 호주의 역습에는 속수무책인 모습이었다. 전진한 이슬라와 메나의 수비 커버와 중앙 미드필더진의 백업도 느렸다. 결국 후반 흐름을 호주에게 내주며 잔뜩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초반 흐름은 칠레가 주도했다. 칠레는 경기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선수단 전체가 강한 압박을 펼치며 라인을 끌어올렸다. 가뜩이나 빠른 칠레 선수들의 압박이 자신들의 진영부터 시작되자 호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이런 압박이 빛을 봤다. 칠레는 전반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올라온 크로스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산체스에게 이어졌다. 산체스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점에서 침착한 오른발 마무리 슈팅으로 호주의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호주의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손 써볼 수 없을 만큼 냉정하고 정확한 슈팅이었다.
선제골로 기세를 탄 칠레는 첫 골 이후 2분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이번에도 산체스로부터 골이 시작됐다. 산체스는 호주 수비진을 달고 페널티박스 안을 돌파했다. 이어 발디비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패스를 이어받은 발디비아는 14분 침착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에는 칠레가 꾸준하게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흐름이 바뀐 것은 전반 35분이었다. 호주는 전반 35분 팀 케이힐이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머리로 밀어 넣어 만회골을 넣었다. 칠레는 세트피스 장면을 제외하고도 간결하고 정확도 높은 호주의 역습에 주도권을 내줬다.
호주의 맹공에 놀란 칠레는 전반과 전혀 다르게 수비 숫자를 늘리고 라인을 내리면서 다소 수세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을 연이어 교체해 후방에 비중을 뒀다. 결국 교체로 들어온 보세주르가 후반 추가골을 넣은 칠레는 기분좋은 3-1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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