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가스 공급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나설 계획은 아직 없다고 크렘린궁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부수석)이 이날 "가까운 시일 내에 (가스 분쟁과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는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회담이나 협상에 참가해 달라는 초청을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귄터 외팅어 유럽연합(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이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가스 문제를 주제로 논의할 것이라는 발표에 이같이 논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의 중재로 가스 공급가 조정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가 지난 2009년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10년 장기계약서에 따른 가격인 1000큐빅미터(㎥)당 485달러에서 100달러를 할인한 385달러를 제시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인상 이전 가격인 268.5달러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크림 병합 등 우크라이나 사태로 갈등이 증폭하던 지난 4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80% 이상 인상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폐지해 가스 가격을 1000㎥당 268.5달러에서 485.5달러로 대폭 올린 것.
우크라이나는 가스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돌리라고 요구하면서 체납 가스 대금의 지급을 미루어왔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 초까지 우크라이나가 내지 않은 가스 대금이 모두 45억 달러에 이른다며 체납 대금을 갚지 않으면 선불공급제를 도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선불공급제는 우크라이나가 미리 지급한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가스를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돈을 내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 EU는 공급 차질을 우려해 지난달 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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