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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고 뒤집힌 KIA-한화전…졸전인가, 명승부인가
입력 2014-06-10 23:44 
한화 이글스가 펠릭스 피에의 3안타 5타점 활약을 앞세워 극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전. 뒤집고 뒤집혔다. 양 팀 합산 31득점이 쏟아졌다. 최종 승자는 한화였다. 8회말 KIA가 재역전을 시키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은 한 남성 KIA 팬은 9회초 KIA가 다시 뒤집히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화가 숨 막히는 난타전 접전 끝에 9회초 송광민의 역전 결승타로 16-15,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스코어만 놓고 보면 감동의 역전승을 거둔 명승부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졸전 끝판왕이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양 팀 선수들이었으나 과연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양 팀 선동열 KIA 감독과 김응용 한화 감독은 몇 차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양 팀은 이날 합산 37안타-31득점 경기를 했다. 볼넷도 13개나 나왔다. 마운드에 선 투수만 18명에 달했다. 한화가 9명의 투수를 소진했고, KIA는 이틀 뒤 선발이 예고됐던 김진우까지 마무리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9명의 투수를 썼다. KIA는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한 경기 팀 최다 3루타 5개 진기록도 세웠다.
이날 경기는 KIA 김병현의 파격 선발 카드로 관심을 모았다. 320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고,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첫 선발 등판이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3회를 버티지 못하고 2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8-1 리드를 등에 업고도 최악의 투구를 했다. 한화도 일찌감치 선발 케일럽 클레이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1⅓이닝 6실점 최악투였다.
양 팀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이날 승부는 투수전이 아닌 난타전 양상으로 흘렀다. KIA는 2회 8-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회 6점을 허용해 7-8로 쫓겼다. KIA가 3회말 10-7로 달아나자 4회초 한화가 2점을 보태 9-10으로 쫓았다. KIA는 7회 1점을 더 달아났다. 그러자 한화가 8회초 피에의 투런포로 동점을 만든 뒤 최진행의 적시 2루타로 극적인 12-11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서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그러나 시작에 불과했다. KIA는 8회말 김원섭의 동점 2루타에 이어 대타 이종환의 역전 투런포, 김주찬의 적시 2루타를 묶어 15-12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끝날 것 같던 승부는 9회초 한화의 공격 때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화는 정근우와 피에의 적시타로 14-15로 바짝 추격한 뒤 송광민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다시 극적으로 뒤집었다. 결국 송광민의 2루타는 결승타가 됐다. 한화는 KIA의 마지막 9회말 공격을 막아내 진 빠지는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는 7점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날 승리투수는 한화의 8번째 투수인 정대훈이 됐고, 세이브는 9번째 투수 안영명의 차지였다.
반면 패전투수는 초강수의 주인공인 김진우가 되는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KIA는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와 김진우가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충격패를 당했다.
한화는 2연패를 탈출하며 19승32패1무로 최하위 위기에서 벗어났고, KIA는 2연패를 당하며 24승32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정규이닝 최장 경기 시간을 갈아치운 혈투를 벌인 한화와 KIA 모두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한 주의 시작을 알린 경기서 출혈이 너무 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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