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회사 때문에" 모비스 속앓이
입력 2014-06-10 17:31 
현대모비스가 자회사인 현대라이프 지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2월 녹십자홀딩스로부터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하 현대라이프)을 인수해 출범시킨 이후 두 차례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현대라이프 적자폭이 줄어들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오는 26일 특수관계인인 현대라이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65억4400만원을 출자한다. 출자목적물은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보통주 665만2207주다. 현대커머셜도 이번 증자에 참여해 380억49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현대라이프 유상증자 참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10월 유상증자에도 들어가 553억원을 출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라이프 지분을 58.61% 가진 최대주주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현대라이프가 현대모비스의 실적 발목을 잡는 대표적 요소로 보고 있다. 2013년 현대모비스 매출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폭이 줄어드는 과정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라이프는 2012년 회계분기(2012년 4월 1일~2013년 3월 31일)에 3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013년 회계분기(2013년 4월 1일~12월 31일)에도 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라이프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 290억원을 기록했다"며 "현대모비스가 본업과 무관한 사업 분야로 현금 유출이 많아질 가능성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현대모비스의 최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28만4000원에 거래돼 올해 최고점(4월 2일ㆍ32만1000원)보다 11.5% 떨어졌다. 자동차업종이 원화 강세 등 영향 때문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ㆍ기아차의 하락폭(약 8%)보다 더 크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지주회사 격인 현대모비스 입장에서 현대라이프 지원을 멈출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그룹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스-현대라이프'로 이어지는 금융사업을 신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종훈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금융사업부문(현대라이프)의 지속적인 장부가액 훼손이 부담 요인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당분간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나마 현대라이프가 외형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현대라이프 신계약 건수는 10만5824건으로 같은 해 1월 말보다 139% 신장했다. 신규 보험 가입금액은 1조2702억원으로 71% 증가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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