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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이미지 달라졌다…취업 경쟁률 4년새 4배 이상 껑충
입력 2014-06-05 11:44 

#대부업체에서 일하는 이모(34) 계장은 종종 5년 전 일을 떠올린다. 대부업체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최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5년 전 이 계장은 대부업체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포기해야만 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장인이 될 사람이 이 계장의 직업을 문제 삼아 결혼을 반대했다. 대부업체에 종사자는 '나쁜 사람'이란 인식이 마치 '주홍글씨'처럼 이 계장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상황이 바뀌었다.
대부업체에 대한 이미지가 불과 몇 년 새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살인적 고금리를 일삼는 불법 사채업자 탓에 여전히 대부업체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 측면이 많지만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 등 이미지 개선 노력에 나서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취업 시장을 중심으로 변화가 눈에 띈다.
대부업체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1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의 경우 입사 경쟁률은 2010년 상반기 5.6대 1, 올해 상반기 24.1대 1을 기록 4년 새 경쟁률이 4배 이상 뛰었다. 취업난에 따른 차선책으로 대부업체로 눈을 돌린 구직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장학사업, 비인기스포츠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전개한데 따른 부정적 이미지 개선 효과도 한몫을 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눈에 띄는 것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의 지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5일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및 지방 국공립 대학 지원자가 전체 지원자의 50%를 웃돌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에서는 63%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최종 합격자 중에선 HSK 5급 이상자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앤캐시는 2012년 6월 중국 천진에, 1년 뒤인 6월 심천, 올해 5월에는 중경에 현지 법인을 개소해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대부업체 입사 지원자 증가 추세에는 대부업체의 제도권 진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러시앤캐시는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인 예주(옛 서울)·예나래(옛 전일·대전·한주)를 인수, 현재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웰컴론은 지난 2월 가교저축은행 매각에 참여해 예신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며,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웰컴론의 예신저축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대부업 광고도 대부업 이미지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대출을 조장했다면 최근엔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 광고'에 나서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자사에 취직한 신입사원 딸이 엄마와 나누는 대화로 이뤄진 감성 광고로 대부업을 미화되게 표현했다는 논란의 중심 섰지만 한편에선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을 부각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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