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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 없는 ‘화력’…알제리 창이 무섭다
입력 2014-06-05 06:10 
알제리의 주축 선수인 페굴리(오른쪽). 하지만 알제리는 페굴리만의 팀이 아니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의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두 번째 상대인 알제리(25위)가 또 이겼다. 아르메니아(33위)에 이어 루마니아(32위)를 이겼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진 두 번의 모의고사를 기분 좋게 끝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로 평가해도 될 법하다. 단순한 평가전이긴 해도 알제리의 무시무시함을 엿볼 수 있었다. 알제리의 선수층은 두꺼웠고, 공격 전개 능력 또한 위협적이었다. 빠르고 조직적이면서 치명적인 한방을 보유했다. 또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도 돋보였다.
루마니아가 알제리보다 세계랭킹이 7계단 낮지만 쉬운 상대가 아니다.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그리스에게 패해 탈락했으니 브라질월드컵 본선 문턱까지 갔다. 지난 3월에는 홈 이점을 가졌다 해도 메시(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와 0-0으로 비겼다. 그런 루마니아를 제압한 알제리다.
알제리는 전반 45분 동안 루마니아를 상대로 퍽 고전했다. 수비 뒷공간을 자주 노출하면서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루마니아의 마무리 패스 및 슈팅이 부정확해 모면했다. 수비가 잘 해서 막은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 즉 전방 플레이는 경기 내내 날카로웠다. 페굴리(발렌시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 자부(클럽 아프리카인)으로 스리톱(3-Top)을 형성한 알제리는 그 밑에 타이데르(인터 밀란), 벤탈렙(토트넘)을 세웠다. 상당히 공격 지향적인 포메이션이었다.
알제리는 볼을 자기 진영에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계속 전방으로 보내며 공격을 펼치고자 했다. 미드필드에서 한 번의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전반 18분과 후반 29분 자부와 페굴리에게 볼이 전달된 뒤 펼쳐진 공격은 루마니아 수비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또한, 저돌적인 돌파와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펼친 측면 공격은 알제리의 주된 공격 경로였다. 이 때문에 루마니아의 측면 수비수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페굴리는 재능 많은 선수이고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선수지만, 뚜껑을 여니 그 재능 많은 선수는 알제리에 여럿 있었다. 루마니아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자부와 수다니다.
어렵사리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부는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유일한 아프리카파(튀니지)다. 그는 빠른 드리블 돌파와 함께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루마니아의 측면 수비를 허물었다. 전반 17분과 전반 18분 번뜩이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전반 22분 벤탈렙의 선제 득점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수다니는 결승골의 주인공이다. 후반 21분 타이데르의 자로 잰 크로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9분에도 결정적인 한방을 때린 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그의 골문 앞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았다.
알제리는 후반 들어 몇 장의 교체카드를 썼다. 페굴리, 벤탈렙, 자부 등을 빼고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옙다(우디네세), 브라히미(그라나다), 마흐레즈(레스터 시티) 등을 넣었다. 공격 자원을 바꾸며 점검을 했다.
공격진에 얼굴이 바뀌었으나 알제리의 공격 파괴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팀이 잘 다듬어졌고,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없다는 방증이다.
알제리는 경기를 주도했고 계속 밀어붙였다. 루마니아의 수비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루마니아 골키퍼 선방이 연이어지면서 2골 밖에 넣지 못했으나 골 운이 따라줬다면 2골 이상도 충분히 더 넣을 수 있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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