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나라곳간' 30억 늘린 공무원, 2500만원 성과금 받았다
입력 2014-06-02 15:39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 5급 박래홍 씨는 최근 잠수함 디젤엔진의 정비기법을 개선해 수십억원의 나랏돈 지출을 아꼈다.
잠수함 디젤엔진은 선체를 절단하고 엔진을 외부로 옮겨 정비하는 게 통례. 하지만 박씨는 선체를 절단하지 않고도 정비가 가능하도록 하는 신기법을 고안해냈다. 이로써 박씨가 아낀 예산은 29억4700만원이다. 탁월한 아이디어 하나로 수십억원대의 '나라곳간'을 채운 박씨에게 정부는 성과금 2500만원을 지급했다.
기획재정부는 예산성과금심사위원회를 열고 박래홍 씨처럼 '지출절약.수입증대'에 기여한 공무원을 선정해 2억5600만원의 성과금을 지급했다고 2일 밝혔다. 위원회는 20개 기관이 신청한 157건의 사례 중에소 14개 기관, 59건을 성과금 지급대상으로 꼽았다. 이들이 기여한 예산은 모두 1조268억원으로 735억원의 지출을 절약하고 9533억원의 수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5급 박수현 씨는 외국법인이 수행한 탄소배출권 사업에 대해 온실가스 저감시설을 국내사업장으로 직권등록하고 이 사업장에 귀속되는 원천소득을 과세해 529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박씨에게는 1500만원의 성과금이 지급됐다. 영세한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신청 업무를 우체국에 대행토록 해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고 7억8200만원의 수입을 늘린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 5급 김성택 씨는 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1998년 예산을 절감하고 수입을 증대시킨 공무원에게 혜택을 주고자 도입된 예산성과금제는 1인당 최고 3900만원까지 지급이 가능하다. 예산을 절약하거나 국고수입 내지 국유재산을 늘린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이 당연직 위원장이며 정부 5인, 민간 6인이 참석해 결정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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