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새누리당에 표 주지말자" 지방선거 노골적 개입
입력 2014-06-02 14:33 

북한은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새누리당에 투표해서는 안된다며 노골적으로 선거개입에 나섰다.
2일 노동신문은 주로 남한 관련 기사와 논평을 게재하는 5면에 '인민을 우롱하는 자들에게는 앞날이 없다'는 논평을 싣고 "남조선 인민들이 또다시 반역패당에 속아 넘어간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완전한 말살, 근로대중의 비참한 죽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조선 인민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거짓말에 넘어가 반역패당에 표를 찍어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며 새누리당 후보들에 표를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문은 세월호 침몰참사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한국사회의 비판적 여론을 주요하게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달 19일 대국민 담화발표를 '새누리당 돕기'로 폄훼했다.
과거에도 북한은 주로 관영매체나 대남기구를 통해 한국 선거에 개입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선거개입 의도를 담은 북한매체의 관련 보도들은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새누리당' 등 특정 정당을 직접 언급하며 정책 비난 수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북측은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는 물론 대남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나 트위터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선거개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북측의 선거개입 시도가 지방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북측 선거공세가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과거에는 북한이 총이라도 쏘면서 긴장감을 조성해 북풍이 먹히기도 했다"면서도 "지금 노동신문에서 '새누리당에 표 주면 안 된다'고 말로 해서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에 강경 보수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되레 체제유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북측이 내부결속 강화차원에서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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