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30일(한국시간) 마약 거래와 매춘을 경제활동에 포함할 경우 영국의 경제 규모가 100억파운드(약 17조원) 가량 커진다고 보도했다.
FT는 영국 정부가 오는 9월 처음으로 마약과 매춘을 공식적 경제 통계에 포함하기로 했다면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5%가량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변화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 합의한 새로운 국제 기준에 따른 것으로 유럽의 새로운 통계 측정 지침은 불법적 거래라도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합의하면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데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영국뿐 아니라 에스토니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GDP 산출 시 마약과 매춘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영국통계청(ONS)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매춘은 53억파운드(약 9조원), 불법 마약거래는 44억파운드(약 7조5000억원)의 GDP 기여 효과를 각각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ONS에 따르면 영국에는 약 6만879명의 매춘부가 있으며 이들은 1인당 일주일에 25명안팎의 고객을 받는다. 이들이 고객에게서 받는 평균 화대는 67.16파운드(약 11만4000원)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영국에는 약 3만8000명의 헤로인 이용자가 있으며 헤로인의 시중가는 그람당 37파운드(약 6만3000원), 거래량은 7억5400만파운드(약 1조3000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밖에 마약과 매춘 등을 포함한 새로운 통계 측정 방식을 적용하면 지난 2009년 전체적으로는 영국 GDP의 2.3%, 금액으로는 330억파운드(약 56조원)의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조 그라이스 ONS 수석 경제고문은 "경제가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처럼 우리가 경제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계도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방식의 개선은 ONS가 최선의 경제 통계를 제공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준의 경제통계 측정이 쉬운 것은 아니어서 ONS가 영국의 매춘부 수를 산출한 근거는 런던시가 같은 해 조사한 매춘부 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며 1인당 고객 수나 화대 등도 일정 근거를 기준으로 추론한 수치라고 FT는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