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닥터드레' 제조사 3조원에 인수…음악사업 강화

애플이 고급 헤드폰 '비츠 바이 닥터 드레'의 제조사 비츠 일렉트로닉스(이하 비츠)를 30억 달러(3조630억원)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합니다.

이는 애플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로 시장이 평가하는 비츠의 가치의 약3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애플 측은 이번 인수가 비츠의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8일(현지시간) 애플이 이러한 결정을 밝히고 오는 10월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26억 달러를 현금으로, 4억 달러를 주식으로 비츠에 지급한다. 또 비츠의 공동 설립자인 힙합 스타 닥터 드레(49)와 프로듀서 지미 아이오빈(61)은 애플의일원으로 합류합니다.

비츠가 만드는 헤드폰은 빨간색 등 강렬한 원색에 커다란 사이즈로 눈에 확 띄는 고가품입니다. 전 세계 연예인과 음악가들로부터 단순한 음악 감상용 도구를 넘어 패션 소품으로 큰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비츠의 헤드폰 사업보다는 비츠가 올해부터 시작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비츠 뮤직'이 애플이 비츠를 사들이는 주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아이팟·아이폰에서 노래를 유료로 내려받아 듣는 '아이튠스'를 내놓으며 과거 CD·불법 다운로드 중심의 음악시장을 재편성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아이튠스는 애플 수익의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시장은 아이튠스 같은 다운로드 방식에서 스트리밍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아이튠스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습니다. 지난해에도 아이튠스의 미국 매출은 1% 줄었지만, 스트리밍 음악시장은 무려 39%나 성장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튠스 라디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뒤늦게 내놨지만,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AP통신은 "(3조원이란 돈은 결국) 애플이 아이튠스에 가해지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불하는 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선 애플의 이번 인수가 애플이 앞으로 내놓을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스마트 기기)에 비츠의 감각을 더해 제품을 한층 더 '폼나게' 하려는 의도라고 보고있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미래 IT 업계의 총아로 꼽히고 있지만, 그간 나온 제품들은 일상에서 항시 착용할 수 있거나, 멋이 있는 디자인이 아니란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

패션 전문가들은 애플이 지난해 버버리에 일하던 사람을 데려오기도 했다면서 애플에 합류한 닥터 드레와 지미 아이오빈이 애플의 차세대 주력 제품을 내놓는 데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