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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무산’ 류현진, 145년 역사는 허락하지 않았다
입력 2014-05-27 12:20  | 수정 2014-05-27 12:42
류현진의 퍼펙트게임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사진(美 로스엔젤레스)=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류현진(27, LA 다저스)의 퍼펙트게임이 아쉽게 무산됐다. 1869년 출범해 1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대 단 23명밖에 밟지 못했던 고지. 유구한 역사는 류현진의 퍼펙트게임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에 거침없이 도전했던 류현진의 투구는 충분히 값졌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단 1명의 출루도 허락하지 않았으나 8회 첫 타자에게 퍼펙트행진이 깨지며 7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의 최종성적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공수에서의 맹활약에 힘입어 4-3 신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시즌 5승째를 올렸다.
퍼펙트게임이 얼마나 힘든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퍼펙트게임은 선발 투수가 단 한명의 주자를 출루시키지 않고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책으로 승리한 게임을 일컫는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한 투수만 얻을 수 있는 기록이다. 동시에 야수들의 도움과 운도 따라야 한다.
이런 퍼펙트게임의 역사는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69년 메이저리그가 출범한 이후 흔히 말하는 ‘데드볼의 역사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퍼펙트게임은 1880년 6월 13일 워시스터의 리 리치몬드가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기록하면서 최초로 나왔다. 리치몬드를 포함해 단 23명만에게 허락된 매우 희소한 기록이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다저스에서도 1965년 9월 10일 나온 샌디 쿠팩스의 1번이 유일하다.
퍼펙트게임의 어려움은 역대 달성자들의 면면과 기록을 확인하면 확인할 수 있다. 총 23명의 투수만이 이름을 올렸는데 명예의전당 입성자들과 30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들 중에도 퍼펙트게임을 경험해보지 못한 투수가 수두룩하다. 투수로서는 평생 1번도 경험하기 힘든 그야말로 대기록이다.
류현진은 이런 퍼펙트게임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했다. 7회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으며 21명의 타자를 막아냈다. 대기록은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에 의해서 깨졌다. 류현진의 2구 체인지업은 타자의 배트가 부러지면서 좌익선상의 2루타로 연결됐다. 흔들린 류현진은 후속 라이언 루드윅에게 좌전안타, 크리스헤이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첫 실점을 했다. 결국 류현진은 브라이언 페냐에게 추가로 좌전안타를 더 맞고 브라이언 윌슨과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이 8회 자신이 남겨두고 간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실점을 한 브라이언 윌슨을 오히려 위로하고 있다. 사진(美 로스엔젤레스)=조미예 특파원
윌슨이 볼넷 이후 해밀턴에게 중전 2루타를 맞아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류현진의 실점은 3점이 됐다. 이어 추가 볼넷을 내줘 만루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까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급하게 등판한 켈리 젠슨이 브랜든 필립스를 삼진으로 솎아내고 위기를 넘긴데 이어 9회를 불안불안하게 틀어막고 경기 승리를 간신히 지켰다.
가장 최근으로는 2012년 8월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기록한 이후 아직 대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다저스는 26일 조쉬 베켓의 노히트노런이 나온데 이어 류현진이 7회까지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며 대기록을 꿈꿨다. 하지만 8회 갑작스러운 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류현진 개인은 물론 한국팬들 모두에게 너무나 아쉬웠던 하루. 하지만 그만큼 145년의 메이저리그 역사에 도전했던 류현진의 하루는 충분히 칭찬받고, 격려 받아 마땅하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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