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조원대 `다음카카오` 연내 출범… "모바일·수익모델 강화 시너지 기대"
입력 2014-05-26 10:51  | 수정 2014-05-26 16:30

국내 2위의 포털 다음과 부동의 모바일 1위 카카오가 한 살림을 차리게 됐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4조원이 넘는 코스닥 2위 규모의 대형 인터넷 기업이 새로 탄생할 전망이다.
모바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다음과 광고 플랫폼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한 카카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사업 영역에 국내에 국한돼 있어 해외 진출에 대한 시너지 효과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찍힌다.
26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카카오와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연내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카카오의 시가 총액은 4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카카오의 지분 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양사의 합병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선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양사간의 합병 시너지를 고려하면 다음카카오는 4조원대의 시가총액 규모를 갖출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의 5조원보다는 적지만 2위 파라다이스의 3조4000억원보다는 많은 금액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고려해도 합병 후 최소 30% 이상의 주가상승 요인이 있다"며 "여기에 시너지를 고려할 경우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번 합병을 다음을 이용한 카카오의 사실상 우회상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합병 후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지분을 53.6% 가량 보유하고 있다. 합병 후에도 김 의장의 지분율은 49%로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또 이석우·이제범 공동대표 등도 다음 사내 이사진에 합류한다. 카카오에 지분을 투자한 텐센트측에서는 사외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지분 처리 여부다. 이재웅 창업자의 현 다음 지분율은 14.16%다. 하지만 합병 후에는 지분율이 4.1%까지 떨어지게 된다. 현재도 지분을 소유만 하고 회사 경영에는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은 만큼 다음카카오 출범 이후에도 회사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 것이란 전망과 이번 기회를 통해 주식을 현금화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엇갈린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그동안 모바일 부문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았지만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버즈런처' 정도가 유일한 성공작이라 할 수 있지만 이나마도 다음이 직접 개발한 앱이 아니라 버즈런처 개발사를 인수한 형태였다. 버즈런처의 다운로드수는 지난달 말 700만건을 돌파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4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는 아니다.
카카오는 수익 모델 발굴에 애를 먹었다. 카카오의 수익 대부분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카카오는 음원,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이들 서비스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다음은 부족한 모바일 부문의 사업 역량이 급했고 카카오는 게임 이후 광고 플랫폼 등 수익화 모델이 절실해 양사가 손을 맞잡게 된 것이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양사가 서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보와관계가 되면서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네이버의 대항마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며 "특히 카카오톡에서 다음의 검색 능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해외 진출 관련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주류다. 다음과 카카오 모두 국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잡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도 해외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라인, 위챗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했고 카카오의 해외 진출에 다음이 힘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면서 "양사가 시너지를 내서 다음이나 카카오톡을 해외로 보낸다기 보다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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