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인간중독’ 온주완, 악역과 웃음 사이
입력 2014-05-26 10:37 
사진=김승진 기자
당신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신비로운 분위기의 종가흔(임지연 분)을 아내로 둔 김진평(송승헌 분)의 부하 경우진(온주완 분)은 존경하는 진평과 친해질 수 있어 그저 기쁘다. 진평부부와의 만남이 잦아들수록 우진은 행복하다. 그러나 진평의 옆집으로 이사 간 날부터 지속된 만남 등 처음부처 이들의 관계는 위험했다. 그가 모르는 사이 자신의 아내 가흔과 상사 진평은 서로에게 끌리고 이미 헤어 나올 수 없다. 자신의 눈을 피해 아찔하게 만나는 두 사람. 아무것도 모른 채 우진은 그저 웃는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우진은 우연한 계기로 가흔과 진평 사이를 알게 된다. / ‘인간중독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인간중독 속 경우진) 귀엽죠?” 이는 배우 온주완이 아닌 극중 인물 경우진이 건네는 말 같았다. 그의 자부심(?)대로 온주완은 ‘인간중독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귀여운 악역을 연기했다. 악역이지만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특별해 돋보이고 또 돋보인다.

앞서 온주완은 ‘더 파이브에서 살벌과 섬뜩 빼면 시체인 연쇄살인마 재욱 역으로 공포를 선사한 바 있다. 때문에 대중이 생각하는 온주완표 악역은 단연 살벌할 것만 같았다. 또한 ‘인간중독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은 온주완이 맡은 역은 세상에서 보면 좋은 사람 같지만 실제로는 나쁜 사람이다. 이 부분을 그가 미묘하게 잘 살렸다”고 칭찬했기에 재욱을 능가하는 무서운 악역이 탄생하는 듯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온주완표 악역 경우진은 살벌하기는커녕,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럽다. 선임 김진평(송승헌 분)을 향한 애교는 물론, 어느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나오는 능청과 재치, 김진평 아내 이숙진(조여정 분)과의 콩트(?)로 극을 살아 숨 쉬게 만든다. 그래서 자칫 진평과 종가흔(임지연 분)의 사랑 때문에 무거울 수 있는 극에 ‘깨알 재미 한 방을 안긴다.

‘인간중독 전체를 끌고 가는 건 진평과 가흔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러나 내가 맡은 경우진은 두 사람의 사랑에 있어 꼭 필요한 인물이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움을 줄 수도 있었는데 나와 여정이 누나, 혜진 누나가 중간 중간 웃음을 준 것 같다. 모두 사막에서 물 찾듯 열심히 연기했다. (웃음) 캐릭터가 돋보였다기보다는 등장하는 장면들이 돋보인 것 같다. 또한 김대우 감독님이 우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장면을 만들어줬다. 애드리브도 많았고, 현장에서 대사가 추가 수정된 것도 많다. 관객들이 우진을 보며 많이 웃어줘서 좋다.”

온주완이 맡은 경우진과 조여정이 맡은 이숙진, 전혜진이 맡은 최중령 아내는 ‘인간중독 속 존재감 100%를 자랑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진평과 가흔의 안타까운 사랑 때문에 보는 관객마저 가슴 아프고 그저 우울했을지도 모른다. 특히 월남에서 왔는데 다시 월남에 가라니요” 엎어 드릴까요?” 등 평범한 듯한 온주완의 대사도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나도 나지만 여정이 누나와 혜진이 누나가 영화에서 정말 큰일을 했다. (웃음) 두 분 모두 의외의 매력이 있다. 늘 그렇지만 내가 있는 현장은 무조건 즐거워야 되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배우, 제작진과 재미있게 놀다 촬영을 시작하기 20~30분전부터 감정을 잡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만약 내가 (악역) 캐릭터에만 빠져있으면 다들 불편할 것 아니냐.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닌데 즐거운 게 좋다. 극중 우진과 나는 서로의 목적은 다르지만 웃고 매너를 지킨다는 점은 닮았다.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웃지만 나는 원래 사랑받고 애교부리는 걸 좋아한다.”

사진=김승진 기자
‘인간중독 개봉에 앞서 온주완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JTBC ‘마녀사냥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예능감을 발휘했다. 때문에 방송 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인기를 증명했고, 영호남권을 접수한 증거로 ‘영호남의 쓰나미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영호남권 정리가 아니다. (웃음) 나는 원래 카운슬링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고민도 들어주고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한다. 남 힘든 것을 잘 못 보기에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하고 신경 쓴다. 그리고 내가 만나봐야 몇 명을 만나봤겠냐. (웃음) 무의식중 상대방을 캐치하는 능력의 차이다. 또한 배우는 다른 인물의 심리를 파악해 이를 연기로 표현해야 되는 사람이기에 사실 연기를 하면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정말 생제비 역을 맡게 된다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웃음) 난 바람둥이는 절대 아니고 헌신적이다. 내 여자를 위해서 헌신한다는 건 자신할 수 있다.”

이렇게 매력덩어리인 온주완은 그동안 주로 악역만 맡았다. 충분히 멋지고 충분히 친절한데도 말이다. 그는 ‘인간중독을 개봉을 중심으로 전에는 살인마로, 후에는 주차구역 때문에 점점 치졸해지는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로맨스가 아닌 ‘반전 코믹함을 선물했다.

악역도 캐릭터의 구축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난 이런 사람이 아닌데 왜 자꾸 반대되는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되지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이런 면을 가지고 있으니 감독님들이 자꾸 이런 부분을 뽑아내고 싶어 하는 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러다 언젠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지 누가 알겠냐. (웃음)”

예능프로그램으로 또 한 번 입담을 자랑한 온주완은 과거 ‘장미의 전쟁 ‘일요일이 좋다-엑스맨 등에서 이미 그 진가를 인정받은 바 있다. 다시 그를 예능에서 만날 수 있을까.

예능을 좋아하지만 배우로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몇 개의 예능을 보고 있는데 생각 중이다. 과거 ‘엑스맨에 출연한 후 출연을 안 한 적이 있다. 예능을 오래 하면 배우로서의 느낌이 고갈된다고 하더라. 당시 ‘예능을 하면 얼굴과 돈 등을 얻을 수 있지만 기한이 짧다. 그러나 배우를 하면 성공하기까지의 기간이 얼마나 걸리지는 몰라도 평생 할 수 있다. 어떤 걸 선택할래?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배우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예능을 끊었다. 그 후 정말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하니 역시나 재미있더라.”

32살. 남자배우로서는 이제 시작”이라며 온주완은 스스로 새로운 캐릭터 도전에 욕심을 보여 또 다른 온주완표 인물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는 난 본업이 영화배우라 같은 호감의 작품이 들어오면 드라마와 영화 중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도 2~3개의 작품을 보고 있는데 아마 영화로 대중을 만날 것 같다”고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도 높였다.

마지막으로 온주완은 ‘인간중독에 대한 짧지만 강렬한 설명으로 ‘영호남의 쓰나미가 아닌 ‘최고의 카운슬러에 정점을 찍었다.

사진=김승진 기자
‘인간중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한테는 별거 아닌 사람이 그 누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