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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지성…빅 버드에 울러펴진 ‘위송빠레’
입력 2014-05-22 21:14 
박지성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인트호벤의 코리아투어 첫 번째 경기에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산소 탱크라 불렸고, 두 개의 심장을 가졌던 사나이가 빅 버드를 마음껏 누볐다.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지성은 박지성이었다. 헌신과 투지 등 박지성을 상징하는 그의 모든 걸 보여줬다.
에인트호벤의 코리아투어 첫 번째 경기, 수원 삼성전에 박지성이 나섰다. 베스트11에 포함된 그는 에인트호벤의 중원을 책임졌다. 브로엣, 힐리에마르크와 함께 미드필드 중앙에 배치된 그는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면서 기회가 날 때마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지난 3일 2013-14시즌 에레디비지 NAC전을 끝으로 공식 경기에 나서지 않은 박지성이다. 20여일의 공백이 있어 완벽한 기량을 펼치긴 어려웠다. 하지만 박지성의 경기력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불필요한 동작을 최대한 줄이며 뛰었다.
그의 발끝을 떠난 에인트호벤의 공격도 퍽 날카로웠다. 특히,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벨기에 출신 18세 윙어 바칼리와의 호흡이 좋았다. 전반 19분과 전반 21분 바칼리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박지성은 프로였다. 박지성은 경기 전 앞으로 현역을 뛰는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많지 않았다”라며 이번 경기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나타냈다. 축구팬도 아쉽지만 그 역시 아쉬울 터다. 친선경기였지만 설렁 뛰는 일은 없었다. 그 다부진 각오대로 뛰고 또 뛰었다. 전반 25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나름 골 욕심도 냈으나 빅 버드에서의 세리머니는 펼치지 못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51분을 소화했다. 후반 6분 누어와 교체 아웃됐다. 이틀 뒤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 FC와의 코리아투어 두 번째 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애초 풀타임 출전은 힘들었다.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 아웃될 것이라는 예상보다 길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박지성은 현재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선수 박지성으로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하얗게 태우고자했던 불꽃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이를 알기에 빅 버드를 찾은 관중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리고 그의 응원가인 ‘위송빠레가 울려퍼졌다.
[rok195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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