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경찰서는 노인들을 상대로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이용해 고수익을 낸다고 속여 500억원 상당을 받아챙긴 한 모씨(44)등 6명을 구속하고 남 모씨(54)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 등은 서울 봉천동 등 전국 각지에 14개 지사를 차려놓고 60세 전후의 노인들을 상대로 "휴대폰을 개통하면 통신사로부터 1대당 50만원 가량의 보조금이 나오는데 그 보조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2940명으로부터 500억 상당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경기도 의정부에 휴대폰 판매업체 H사를 차린후 지난해 5월부터 봉천동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개통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는 노인이 주요 범행대상으로 "투자금으로 휴대폰을 구입하면 통신사에서 보조금을 받아 높은 수익을 올리는데 이를 배당금으로 지급해주는 방식이다"며 "100만원을 투자하면 30회 걸쳐 120만원을 지급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실제로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대리점 운영에 투자한 돈은 없었고 투자금을 가지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불법 유사수신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H사에서 물건을 구입한 것처럼 신용카드로 결제해 투자를 받기도 하였고 속칭 '카드깡' 업자를 통해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를 투자받기도 했다.
피해 노인 중에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 3500만원 가량을 투자해 집을 잃을 위기에 놓였거나 편의점 보증금까지 제공해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한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달아난 김 모씨(75) 등 공범 4명을 쫓고 있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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