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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드라마틱한 1779일만의 만루홈런포
입력 2014-05-21 22:54 
김태균이 극적인 만루홈런포로 한화 이글스를 구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원익 기자] 김태균(32)이 가장 극적인 순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무려 1779일만에 터진 드라마보다 더욱 극적이었던 그랜드슬램이었다.
김태균은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9회 짜릿한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수장이 경기 중 퇴장 당한 이후 석연찮은 판정이 겹쳐진 가운데서 일궈낸 값진 승리. 한화는 이로써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14승1무 2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홈런 때문에 고개를 숙인 4번 타자가 홈런으로 팀을 구했다. 지난달 11일 넥센 전 이후 40일만에 나온 홈런. 동시에 2009년 7월7일 대전 히어로즈전 이후 1779일만에 터진 드라마틱한 만루홈런이었다.
경기 초반 손쉽게 점수를 뽑아간 발단 전개에 이어 위기는 충분히 극적이었다. 경기 6회 초까지 4-2로 앞서나가던 한화는 6회말 2사 2루서 아쉬운 실점을 하고 감독이 퇴장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사 2루 상황에서 윤석민이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때렸다. 타구는 선상을 타고 애매하게 흘렀고 3루심은 페어를 선언했고 2루 주자 김민성이 홈을 밟았다. 4-3, 1점차로 추격 당하는 점수였는데다 전날도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기에 김 감독은 결국 폭발했다.
파울임을 확신했던 한화 선수단은 판정에 반발했고 전날 오심 판정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던 김 감독도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이어 김 감독은 거세게 항의했으나 심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원현식 주심은 철수 시간이 5분을 초과하자 퇴장을 명했다. 해당 내용은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 규칙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 이로써 역대 프로야구 최다 감독 퇴장 기록(5회)을 갖고 있었던 김 감독은 1회를 추가하며 자신의 기록을 재경신했다.
수장이 무언의 메시지를 보여주며 퇴장당한 가운데 한화는 7회 아쉬운 상황이 나오면서 맥없이 동점을 내줬다. 거기에 9회 선두타자 고동진의 내야안타성 타구가 아웃 파정을 받는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여기까지는 비극의 시나리오. 하지만 한화는 후속 타자 정범모가 귀중한 솔로홈런을 날린데 이어 김태균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 짓는 한 방을 때렸다.

후속 이용규, 한상훈의 연속 안타에 이어 정근우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김태균은 송신영의 5구 140km 빠진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15m 우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한화는 9회 구원진이 추가 3실점을 했지만 리드를 지켜내고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김태균의 그랜드슬램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뒤집혔을 수도 있는 상황.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 이날의 진짜 영웅은 히어로즈가 아닌 김태균이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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