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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악플, 분발해달라"? 김조광수·김승환 `멘탈 갑`
입력 2014-05-21 17:0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무플보다 악플이 달리는 게 더 낫죠. 댓글이 안 달리면 서운하긴 합니다. 우리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잖아요."(김조광수 감독) "분발해주세요. 그리고 기왕 댓글을 달 것이라면, 우리 정보 좀 알고 달았으면 해요."(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지난해 9월 청계천 광장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은 동성커플 김조광수(49) 감독과 김승환(30)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는 또 한번 항의성 기자회견을 청했다. 21일 오전 서울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다.
이날 시선을 사로잡은 건 두 사람의 인터넷 댓글에 대한 반응이었다. '두 사람에 대해 안 좋은 방향의 글이 많다', '혹시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조광수 감독은 별것 아니라는 듯 개의치 않고 답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그는 오히려 "잘못된 정보로 우리를 혐오하기 때문에 악성 댓글을 다는 이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상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김승환 대표 역시 "댓글에 '부모님이 아시면 그게 무슨 불효냐'고 하던데 우리 부모님들 모두 다 알고 있고, 사랑해주신다"며 "우리에 대한 정보를 알고 댓글을 달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는 입에 담기 어려운 말도 꽤 있지만 김조광수 감독은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벌일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직접 인터넷 댓글을 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전해 듣는다"는 김조광수 감독을 '멘탈 갑'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테다. '강한 정신력'이 아니면 그 누가 버틸까.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12월 13일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이 동성 결혼 혼인 신고에 대해 서대문구청으로부터 "혼인이 양성 간의 결합임을 전제로 한 헌법 제36조 1항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불수리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 불복신청서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이들의 변호인단은 "민법 어디에도 동성 간 혼인 금지 조항이 없다"며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따라 혼인에 대한 민법 규정을 해석하면 동성혼도 인정된다. 해당 헌법 조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남성과 여성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지 혼인 당사자들이 이성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은 우여곡절의 연속일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이 꽤 많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인 법체계로 보면 소송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변호인단은 소송 경과를 본 뒤, 헌법소원 제기까지 계획하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부터 우리 결혼이 정부나 법원에서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며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안 되더라도 또 다른 방법을 통해 계속해서 성소수자 평등권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환 대표는 "이 싸움이 두렵지 않은 이유는 미국에서도 혐오 세력이 밀집돼 동성애 혐오 입장을 드러냈지만 시대가 변했고,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 그 발언이 더는 지지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도 젊은 세대가 변하고 있다.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면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김승환 대표 역시 '멘탈 갑'이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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