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완진의 최고다] 피자집 배달 사원에서 피자 프랜차이즈 CEO가 된 비결은?
입력 2014-05-21 14:52 
[정완진의 최고다] / 사진=MBN
[정완진의 최고다] 피자집 배달 사원에서 피자 프랜차이즈 CEO가 된 비결은?

18인치 대형피자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하며 새로운 피자 시장을 개척한 ‘피자헤븐 최광준 대표. 그는 피자를 통해 꿈을 찾았고, 이제 피자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은 그를 만나 그의 인생 이야기와 피자를 향한 새로운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최근 대학가에서 ‘피자헤븐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남다른 비결이 있다면?

저희 ‘피자헤븐 피자가 다른 업계와 가장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피자 크기입니다. 물론 크기에 비해 가격은 저렴합니다. 돈이 많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이런 부분이 잘 들어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점이 낮은 학생이나 입영 통지서를 받은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한 할인 이벤트, 취업이 고민인 학생들을 위한 잡 콘서트 개최 등 공감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고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는 이벤트로 더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피자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다면?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피자집 배달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저희 집이 무척 가난했거든요. 부모님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피자집 배달 아르바이트가 눈에 들어왔고, 그게 피자와 저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피자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깨너머로 피자 만드는 법도 배우고, 피자 만드는 것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취업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피자 만드는 일을 배웠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언젠가는 나만의 피자 브랜드를 만들자는 다짐도 하게 되었죠.

Q. 피자헤븐 창업은 2008년인데,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 창업을 한 건 1997년이었습니다. 도미노피자 가맹점으로 시작했죠. 아버지가 건강상의 문제로 퇴직을 하시면서 제가 모아둔 돈과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첫 매장을 차린 것이었어요. 피자집에서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배운 상태였기 때문에 피자라면 자신도 있었고요.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할인쿠폰 발행 마케팅 등을 자체적으로 펼치면서 장사가 꽤 잘됐습니다. 제가 만든 브랜드가 아닌 프랜차이즈 피자집의 가맹점이었지만 그래도 무척 행복했습니다.

Q. 피자배달 아르바이트생에서 피자 매장 사장님으로... 감회가 남달랐겠군요?

네. 그때는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요. 또 매장을 운영하면서 장사가 잘 돼서 돈도 많이 벌었고, BEST 점주로 뽑히는 등 나름 잘 나갔었거든요. (웃음) 하지만 잘된 것도 많았지만, 힘든 것도 많았습니다. CEO가 되고 보니 메뉴개발 뿐만 아니라 직원관리, 매출관리, 세금계산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큰 타격으로 다가온 것은 2007년 세금 문제였어요. 당시 가맹점을 하나 더 늘릴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는데, 세금 신고나 매출 관리 등의 부분을 잘 몰라서 5억 원의 추징금을 받게 됐고 결국에는 매장을 정리하고 주머니에는 천원도 없는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Q.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한동안은 많이 힘들었죠. 그 무렵 아버지까지 돌아가시면서 저 또한 참 많이 방황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후로 제 부족함을 느끼고 대학에서 프랜차이즈 CEO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지식을 쌓아나갔습니다. 그렇게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제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지금 ‘피자헤븐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위기가 저에게는 좋은 약으로 작용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Q. 그 이후 ‘피자헤븐을 창업하게 되신 거군요?

네. 이제껏 경험한 것들과 공부한 것을 집약해서 ‘피자헤븐을 창업했습니다. 제가 창업했던 2008년 당시 시장 분위기는 굉장히 포화 상태였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상태였고요. 그래서 다른 기업과 다른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생각하게 된 게 바로 대형피자입니다. 큰 피자를 보다 더 싼 가격에 판매하자는 게 콘셉트였고, 그게 시장에 통했습니다. 지금이야 마트나 다른 업체에서도 대형피자를 만들고 있지만, 저희 ‘피자헤븐이 최초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Q. 학창시절 피자를 접하시고 지금까지 쉼 없이 피자와 함께 달려오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가 피자와 함께 보낸 시간도 벌써 20년입니다. 친구들을 만나면 ‘너 아직도 피자집에서 일하니?, 질리지도 않니? 이런 말을 하곤 해요. 하지만 전 피자를 배달하는 아르바이트생 시절부터 프랜차이즈 피자브랜드 CEO로 일하는 이 순간까지 피자가 질린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직도 제가 서툰 솜씨로 만든 피자를 드시던 고객 분들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고요.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피자와 함께할 거라는 거예요. 단순하게 돈을 벌고 싶어서 피자 배달을 시작했지만, 피자 배달을 하면서 꿈이 생겼어요. 피자는 제게 꿈을 가져다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저만의 가게를 이루겠다는 꿈은 이미 이루었으니 앞으로 2년 동안은 가맹점 100개 이상이라는 새로운 꿈을 위해 전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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