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20일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전일 발표한 담화문을 언급하며 "아직 남아있는 17명의 실종자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대통령조차 국민의 생명을 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병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실종자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국민을 귀중하게 여기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박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을 추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언급한 점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주문한 것에 대해선 동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수색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달한 것이다.
김 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속에서 깊은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도 "(대통령은 면담에서) 가족들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지만 담화문에서 언급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아침 모든 신문을 통해 대통령의 눈물을 보았다"면서도 "대통령의 눈물을 보도한 언론들이 아이들의 눈물을 잊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눈물, 우리 선생님의 눈물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강 대책위원장은 또 "가족대책위의 입장을 청와대와의 면담에서 전달했다"며 정부가 실종자 수색에 책임 의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정보의 투명한 공개 ▲충분하고 독립된 조사기관 설치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지원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대책 등을 요구했다.
강 대책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관련자들을) 살인죄로 단죄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책임을 지겠다는 리더십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달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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