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도 없고 부족함도 없이 리얼하게 그린 현대의 교사와 학생사이는 씁쓸하지만, 그 어떤 대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무심함 또는 거리를 둔다는 의미를 지닌 ‘Detachment(디태치먼트). 영화 ‘디태치먼트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충실하며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교사와 학생사이를 꼬집어준다.
‘백프로 ‘완득이 ‘파파로티 ‘선생 김봉두 ‘킹콩을 들다 ‘라자르 선생님 ‘스탠드 업 등 그간 사제지간을 소재로 한 작품은 많았다. 그러나 다수가 스승과 제자의 의견충돌로 시작해 격한 갈등을 겪고, 이를 극복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의 교사와 학생사이는 갈등을 겪고 극복보다는 빠르게 해결하기 바쁘다. 이는 영화처럼 아름다운 해피엔딩은 드물다는 말이다.
조금은 씁쓸하고 암울할 수도 있는 현대의 사제지간을 ‘디태치먼트는 신랄하게 담아냈다. 영화 속 스승과 제자의 모습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기본, 학생들은 반항하는데 힘을 쏟고 스승은 이들을 제지하려하지만 결국 ‘퇴학 ‘무시 등으로 공격한다. 극단적일 수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학교를 담았기에 공감되고 인상 깊다.
반항아들만 가득한 한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등장한 선생 헨리 바스(애드리언 브로디 분). 그는 침묵과 무시 등으로 학생들을 자극한 기존 선생과 달리, 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소통하려 노력한다. 정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미 침묵 대신 따뜻한 손길로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특히 아이들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에 가르친다”는 그의 대사는 선생 또는 예비 선생들의 마음을 울린다.
단순히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사를 넘어 아픔을 가진 사람을 치유, 이해하는 과정으로 확장돼 친절하고 따뜻하다. 메가폰을 잡은 영화감독 토니 케이는 ‘디태치먼트를 통해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며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별한 행동이 아닌 단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고 고맙다고 속삭이기만 해도 스승과 제자사이가 변화돼 놀라울 따름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도 떠오르게 하며 영화관을 나오는 즉시 주변에 고맙다”를 연발, 모든 걸 이해하려고 노력할지도 모른다. 8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