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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바라기’ LG의 현실적 필요조건
입력 2014-05-07 06:01 
지난 6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이병규(7번)가 4-4 동점이던 9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쳐 경기를 끝냈다. 이병규(7번)가 1루 베이스를 찍은 후 동료들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어렵게 반등 기회를 잡았다. 신‧구의 조화로 이뤄낸 값진 1승이었다. 이젠 술술 풀릴까. 아직 갈 길은 멀다.
LG는 지난 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짜릿한 9회말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득점권 찬스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LG의 팀 순위는 9위로 변동이 없다. 8위 한화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힌 것뿐이다. 10승(9승19패1무) 고지도 밟지 못한 LG의 반등은 여전히 쉽지 않다.
힘겹게 거둔 9승. LG는 반등의 기회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풀리지 않은 난제를 떠안았다.

▲ 득점권 ‘해결사 갈증 해소?
LG의 올 시즌 최대 고민은 집중력 부재였다. 한 고비를 못 넘겨 패한 경기가 부지기수다. 수차례 연장전과 접전 상황서 고개를 숙였다. 최하위로 추락한 결정적 이유였다. 지난해와 가장 다른 점이다. LG는 지난해 뒷심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해는 득점권 찬스서 침묵의 연속이었다. 결정적 순간마다 병살이 속출하며 기회를 날렸다. 특히 이진영, 박용택, 정성훈 외에는 득점권 타율이 3할을 넘긴 선수가 없었다. 심각한 해결사 부재였다.
한화전은 달랐다. 이병규(9번)가 최근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해결사가 등장했다. 이진영과 박용택은 여전히 제 몫을 다했고, 이병규(7번)와 정의윤이 기다림에 답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8회 이후 집중타가 쏟아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병규(7번)의 9회말 끝내기안타는 LG에 내린 단비였다.
최고참 이병규(9번)의 역대 최소 경기 2000안타 대기록이 나온 날, 신‧구의 조화를 이루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팀 분위기도 급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앞으로 과제는 꾸준한 집중력의 지속성이다.


▲ ‘위기 자초 실책부터 해결해야…
한화전 역전승의 이면에는 실책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경기 초반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하지 않았다면 경기를 어렵게 풀지 않을 수 있었다. 올해 LG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LG는 29경기서 24개의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9개 구단 가운데 한화와 함께 공동 3위로 많다. LG가 무너진 경기에서는 꼭 실책이 동반됐다. 특히 LG의 실책은 실점과 직결됐다.
LG는 지난 1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서 이병규(9번)의 1회 스리런으로 기회를 잡고도 4실책으로 자멸했다. 한화전도 경기 초반 2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1회 정의윤과 4회 이병규(7번)의 포구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이어져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4강권 4팀 가운데 실책을 20개 이상 기록한 팀은 NC뿐이다. 실책을 줄이지 않으면 어렵게 잡은 반등의 기회는 또 사라질 수밖에 없다.

LG가 톱타자 고민에 빠졌다. 가장 이상적인 1번 후보 오지환이 김민호 코치를 자주 볼수록 LG의 고민도 해결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톱타자 ‘돌려막기의 난제
LG는 톱타자 고민에 빠졌다. LG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조계현 수석코치는 한화전을 앞두고 1번이 부재”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단 ‘1번 돌려막기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올 시즌 LG의 1번은 박용택이었다. 톱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타율 3할3푼(11위), 출루율 4할5푼7리(5위), 볼넷 25개(1위)를 기록하며 팀 성적 부진에도 유일하게 빛났던 타순이었다.
그러나 박용택은 나이가 많다. 1번과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기 벅차다. 시즌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박용택은 득점권 타율이 4할2푼1리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1번으로 쓰기 아깝다. 조 수석코치는 박용택은 체력적 안배가 필요하다. 팀이 한 번 치고 올라갈 때 해줘야 할 선수다. 그때를 위해 체력을 아껴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LG는 지난 4일부터 1번 타순을 조정했다. 한화전 선발 라인업에서 박용택을 제외시키기도 했다. 오지환과 백창수를 1번 카드로 꺼냈다. 그러나 둘 다 2% 부족했다. 오지환은 출루율이 아쉽고, 백창수는 1군 경험이 부족하다.
조 수석코치는 오지환이 1번 역할을 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출루율이 좋지 않다. 백창수는 절실한 자세도 좋고 상대 투수의 공을 많이 던지게 하는 것도 좋은데 1군 경험이 많지 않다”며 당분간 1번은 유동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지환과 백창수 외에도 김용의를 활용할 수도 있다.
LG는 2번 붙박이로 나서고 있는 손주인이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고, 가벼운 허리 통증을 느꼈던 정성훈도 곧 돌아온다. 중심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한 LG의 반등을 위해선 톱타자가 얼마나 테이블을 차려주느냐가 관건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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