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어리숙해도 ‘에릭남’이니까 괜찮아
입력 2014-05-04 11:19 
사진=옥영화 기자
[MBN스타 박정선 기자]

첫 이미지부터 해맑았다. 조용한 사무실을 들어오면서도 어색한 기색 없이 우렁차게 인사하는 에릭남의 모습은 천진난만한 10대 소년과 다를 바 없었다. 인터뷰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최근 발매한 신곡 ‘우우는 지난 2011년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에서 보여줬던 감미로운 알앤비 스타일의 에릭남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다. 데뷔곡 ‘천국의 문에서도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달콤함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에릭남의 ‘우우는 의외의 선택이었지만, 확실히 밝은 이미지의 에릭남과 무척이나 잘 맞아떨어졌다. 물론 과거의 그 달달한 목소리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말이다.

사실 저는 발라드를 좋아하진 않아요. 한국의 발라드 창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동안 영어로 노래하는 게 너무 익숙해져 있던 탓이겠죠. 힘들고 어려운 걸 굳이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우는 솔직히 음원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웃음). 그래도 노래와 무대는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워요. 평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도전한 셈이니까요.”

도전이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녹음 과정에서도 그간 선보인 적 없는 창법과 비트에 적응하느라 적잖이 애를 먹었던 에릭남이었다. 뿐만 아니라 댄스는 말할 것도 없이 힘들었다. 실제 무대에서 여유로운 표정으로 몸을 흔들고 있지만 이조차도 어색함이 묻어났다. 심지어 이제는 괜찮아진 거다”라고 할 정도니, 처음에는 오죽했으랴.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 안무 선생님이 ‘넌 안 되겠다 ‘마이크만 들고 있어라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아이돌처럼은 아니지만 최대한 보여드릴 수 있는 만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칭찬은…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죠(웃음). 이번 활동을 통해서 에릭남이 이런 면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진=옥영화 기자

사실 에릭남은 음악 활동보다는 리포터로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그는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에서 인터뷰어로서 유쾌한 입담으로 활기 넘치는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인터뷰이의 입장에 서서 던진 질문은 더욱 알찬 대답을 듣기에 제격이었다.

인터뷰어로서 에릭남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두 어 차례 갸웃거리다 갑자기 펜을 찾는다. 인터뷰 시작 시, 기자가 건네준 명함에 ‘철학이라는 두 글자를 쓱쓱 휘갈기더니 철학이 뭐예요?”라고 해맑게 되물어왔다. 순간 당황했다. 정답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명함에 낙서를 한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 아닌가.

다시 물었다. 가장 지향하는 인터뷰 스타일은? 사실 앞서 명함에 낙서를 한 에릭남의 행동에 또 한 번 질문을 던진 것이다. 에릭남은 적어뒀다가 집에 가서 찾아보겠다”며 또 ‘지향이라는 단어를 명함에 적어 내려갔다. 물론 상대방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악의 없이 기자의 질문을 하나하나 적어놓는 그의 모습에서 어리숙하지만 인터뷰에 진심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명함에 대한 예절을 말하자 그제야 깜짝 놀라는 그였다.

농담은 그만하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어(Interviewer)의 입장에서 인터뷰이(Interviewee)가 됐는데, 지금 기분이 어떨까.


처음엔 되게 이상했어요. 되게 어색하고 질문에 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공부를 해서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웃음). 계속 하다 보니 이제 적응이 되는 것도 같아요. 사실 인터뷰어일 때가 더 편하긴 해요.

에릭남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 버터구이 오징어를 권하고, 엑소의 ‘으르렁을 따라 부를 것을 제안하는 등 독특한 인터뷰를 구사했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었다. 모두 인터뷰이의 취향에 맞춘, 그리고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그야 말로 ‘맞춤형 인터뷰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만의 인터뷰 비법 세 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친구처럼 들어가라에요. 연예인이라고 굽히고 들어가면 거리가 생기기 마련이죠. 둘째는 ‘공통점을 찾아라. 과거에 미란다 커 누나가 가족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사람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터뷰 속에서 모든 가족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은 웃는 거예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잖아요. 무조건 웃는 거예요(웃음).”

그렇다면 인터뷰어의 입장으로 돌아가 딱 한 가지 질문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냐 물었더니 한참을 망설인 끝에 에릭남이 어떻게 해야 ‘빵 뜰까요?”라고 말했다.

에릭남, 지금처럼만 하세요. 솔직하고 유쾌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