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내 유일 적자 없는 지방공기업, 현재 고민은?
입력 2014-05-03 11:04 
경기도 하남시 일대는 예로부터 물이 풍부하고 지대가 낮아, 백제·고구려·신라는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인 757년(경덕왕 16)에는 한주(漢州)로 개칭됐으며, 고려초인 940년에는 광주(廣州)로 바뀐 후 여러 차례 행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지금의 하남시는 조선시대의 광주부(廣州府) 관내 동부면 일대를 말한다. 이후 서울의 인구증가, 수도권의 개발과 성장, 중부고속도로의 개통 등으로 1980년에는 동부읍으로 승격됐다. 1989년에는 동부읍과 서부면, 중부면 일부가 하남시로 승격돼 광주군에서 분리됐다.
하남시 토지의 대부분은 그동안 그린벨트(95%)로 묶여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그래서일까. 하남하면 ‘강변 카페촌이나 ‘미사리경기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이런 하남에 명물이 하나 더 늘었다. 2000년 8월 설립된 이후 13년 간 흑자행진을 하고 있는 지방공기업 ‘하남시도시개발공사(이하 하남도개공)이다.

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는 하남도개공
지난달 29일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국제경기나 행사, 공모사업 유치 신청 전에 지방재정 영향평가를 반드시 받아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자체의 재정 파탄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도의 특별회계만 부채관리를 했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출자·출연기관, 지방공사까지 부채관리가 확대됐다.
정부가 공기업 재정 옥죄기에 들어간 요즘, 전국 기초 지방공사 중 유일하게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하남시도시개발공사의 행보는 괄목할 만하다.
지난달 30일에는 현안2지구 택지개발사업과 관련된 잔여차입금 250억원을 차입금만기보다 8개월이나 앞당겨 상환했다. 기존 차입금(1000억원) 중 지난해 말 750억원을 상환한 하남도개공은 이번 상환으로 100% 상환을 마쳤다.
이로써 하남도개공 차입금은 위례지구 주택사업과 관련한 1400억원만 남게 됐다. 김시화 하남도개공 사장(58세)은 이에 대해 남은 1400억원도 위례에서 공급한 아파트가 100% 분양 완료했기 때문에 조기상환이 예상된다”면서 실질적으로 부채가 없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만난 김 사장은 자신을 지금껏 하남시 밖에서 거주해본 적 없는 이 지역 토박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초대 하남시의원에 당선된 이후 시의원에 연거푸 연임(3선)에 성공했고, 현재 하남시도시개발공사를 4년째 이끌고 있다.
올해로 설립 14주년을 맞은 하남도개공(수권자본금 2000억원)은 지난해 안정행정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기타공사군 전국 2위(경기도 1위), 예산 운영평가 전국 2위,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 인증, 지식경제부 녹색·환경경영시스템 통합인증(GMS, ISO14001), 신용평가등급 AA 등 여느 기초지방공사가 부러워할만한 실적을 거뒀다.
그는 우리 공사의 흑자경영은 다른 지자체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면서 실제 경기도내에 있는 10개 이상의 기초지방공사가 우리를 찾아와 벤치마킹을 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하남도개공은 설립 이래 신장2지구 에코타운, 풍산 아이파크 등 주택 총 2658세대, 아이테크 지식산업센터 PF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현재는 하남시 최대 역점사업인 지역현안사업 1·2지구 개발사업과 위례신도시 에코앤캐슬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은 7000여명의 직접 고용창출과 2조6000억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아울러 하남시 종합운동장 및 국민체육센터, 마루공원, 벤처센터, 공영주차장, 선동야구장 및 축구장, 하남시버스환승공영차고지 운영을 통해 하남시 발전과 하남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미래 먹거리다.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공사의 매출을 건전하게 신장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시화 사장이 현안2지구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
그는 무리한 투자로 재정악화를 초래하기보다는, 회사 규모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안2지구 사업이다. 처음 계획 당시 중대형으로 공급하려던 것을 시대흐름에 맞춰 48% 가량 1~2인 가구에 맞게 중소형으로 변경했다. 이 후 이 부지의 총 3개 블록 중 2개 블록을 민간건설사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남은 1개 블록도 4개 종류의 임대주택이 모여 있는 것을 1~2가지로 줄일 계획이다. 임대주택별 입주조건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까다롭기 때문이다.
주택사업으로는 10년 후 수익창출이 힘들다고 전망하는 김 사장은 공사 내 안전진단팀을 꾸려 낡은 주택을 개선하는 ‘리모델링 사업을 계획 중”이라며, 아울러 부동산임대관리로의 수익원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 직원과 일대일 개인면담으로 소통
그는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권위를 내려놓은 사장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말 전 직원과 일대일 개인면담을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을 강화, 개개인의 직무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 매년 시무식과 두달에 한번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최신트렌드에 대한 정보제공 및 위기대응능력 배양을 위한 전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기계발 동기를 부여함으로서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 가능한 준비된 직원을 양성하는데 의미가 있다. 올해도 이 같은 지식경영을 위해 1억300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김 사장은 봉사와 나눔을 강조했다. 그는 나눔은 뺄셈이 아닌 덧셈이 되는 문화”라며 공기업인 만큼 창조적 사고로 더 큰 나눔을 통해 진정한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기존주택 전세임대사업을 추진하며 실천에 옮기고 있다.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공사직원으로 구성한 ‘사회봉사단은 매월 복지시설을 방문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학재단 기금지원, 취약계층 교육지원, 불우이웃 생필품 지원 및 결식아동 급식지원, 복지단체기부활동 등 복지범위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또 매년 말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통해 150여 가구에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창립 14주년 맞아 ‘하남도시공사로 사명 변경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오는 8월10일 창립 14주년을 맞는다. 공사는 ‘무형적가치 창출을 위해 공사의 제2세대 브랜드 ‘엔코앤을 선포하고, 사명변경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는 설립 이래 최고의 경영성과가 예상된다”며 사업영역 다각화와 신규사업 개발을 통해 36만 자족도시로 발전하는 하남시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매경닷컴 조성신·이미연 기자 / 사진 유용석 기자]

[He is...]
-1991년 4월~2002년 6월 하남시의회(1, 2, 3대 의원 및 의장)
-2006년 8월~2009년 8월 (주)아셀로 대표이사
-2010년 11월~하남시 도시개발공사 제5대 사장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