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쾅 소리나더니 불꺼지고 비명…대처 안내 없었다"
입력 2014-05-02 19:00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 당시 사고열차에 타고 있던 1000여명의 승객들에 따르면 안내 방송이 없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사고는 오후 3시32분께 성수역 방면으로 앞서가던 2258 열차가 상왕십리역에서 차량 이상으로 잠시 정차하던 중 뒤따르던 2260 열차가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는 17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58 열차의 세 번째 칸에 탄 김모(18)군은 "열차가 잠깐 정차하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뒤쪽에서 큰 충돌 소리가 나더니 서 있던 승객들이 모두 넘어졌다"며 "잠시 뒤 열차 내부 조명이 전부 꺼지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열차 내에서는 따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며 "승객들끼리 벽을 더듬으며 강제로 문을 열고 탈출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2258 열차 여성 승객은 "7번째 칸에 서 있었는데 열차 문이 세차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뒤에서 '쾅' 소리가 났다"며 "당시 사람들로 열차 안이 가득 차 있었는데 충격으로 모두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김모(70·여)씨는 "맨 앞칸에 타고 있었는데 남성 여러명이 힘을 합쳐도 문이 안열렸고, 기관사 운전석 쪽에 열린 틈새로 겨우겨우 빠져나왔다"며 "헐레벌떡 달려나오고 나서 보니 다리를 다친 것도 이제야 알았다"고 전했다.
뒤에서 열차를 들이받은 2260 열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안모(26)씨는 "열차가 상왕십리역에 가까워지면서 순간적으로 평소와는 다른 진동이 느껴졌다"며 "그러더니 10초 후에 '쿵'하더니 앞차를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충돌로 열차를 연결해 주는 통로에 있던 문의 창문이 깨질 정도였다"며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은 없었지만 불안해서 강제로 문을 열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뒷차에 탄 이모(59·여)씨는 "앞쪽에서 큰 충돌이 느껴졌지만, 열차 안에서는 '앞차 때문에 출발이 지연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안내방송만 나왔다"며 "얼마 후 다행히 문이 열려 탈출했다"고 말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일부 승객들이 급한 마음에 선로 쪽으로 뛰어나가는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열차 탑승객들의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또 지하철 내부 곳곳에 승객들이 피를 흘린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속속 올라오는 등 아찔했던 사고 순간이 전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사고 직후 나온 안내방송이라곤 '앞차와의 간격 때문에 잠시 정차중'이라는 것 뿐이었다"며 "순간적으로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 문을 강제로 열고 탈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메트로 측은 "사고 이후 10분 정도 뒤에 역마다 안내방송을 바로 했다"고 해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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