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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가 없다고?’…LG-삼성의 다른 결과
입력 2014-05-02 11:16 
LG 트윈스 포수 윤요섭이 최근 도루 저지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LG 안방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똑 같이 포수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결과는 딴 판이다. 백업 포수를 길렀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얘기다.
지난달 SK 와이번스 포수 조인성의 트레이드 요청설이 야구판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사실과 다른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으나 포수난에 허덕이는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을 반영한 이슈였다.
최근 심각한 포수난의 중심에 선 구단은 LG다. LG에 등록된 포수는 5명이지만,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는 포수는 윤요섭과 최경철 2명뿐이다. 현재윤과 조윤준은 최근 무릎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물고 있고, 김재민은 2군에 머물고 있다.
윤요섭과 최경철은 번갈아 1군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장단점이 뚜렷하다. 그렇다보니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다.
윤요섭은 LG 투수들과의 호흡이 좋다. 리드에 거침이 없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그런데 1군 포수 경험이 짧다. 포구나 도루 저지 등 세밀한 플레이가 약점이다. 지난달 29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한 경기 7개의 도루 허용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또 윤요섭은 강점이었던 타격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해 타율은 2할5푼5리로 지난해 2할4리보다 끌어 올렸지만, 득점권 타율은 6푼3리에 그쳤다.
최경철은 안정적이지만 소극적인 스타일이다. 리드에 있어서 투수들에게 신뢰를 크게 얻지 못하고 있다. 타격도 뛰어나지 않다. 올 시즌 타율 2할1푼7리, 득점권 타율 2할에 머물고 있다. 1군 경험이 가장 풍부한 현재윤은 줄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조윤준과 김재민은 아직 믿고 쓸만큼 기량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흥련은 진갑용과 이지영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기회를 확실하게 잡으며 삼성의 안방의 미래를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반면 삼성은 연이은 안방 악재에도 활짝 웃고 있다. 베테랑 주전 포수 진갑용이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진갑용은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빠르면 올 시즌 후반기 이후 팀 합류가 가능하다. 삼성은 백업 포수 이지영도 시즌 개막과 동시에 늑간근 부상으로 빠졌다. 한 달의 공백을 마친 이지영은 지난달 30일 팀에 합류했다.
삼성은 두 포수의 부재에도 ‘포스트 진갑용으로 불리는 이흥련을 재발견했다. 이흥련은 놀라운 성장세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삼성으로선 포수난 속에 피어난 이흥련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이흥련은 류중일 삼성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삼성의 막강한 투수진과의 호흡도 좋다. 수비에서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진갑용과 이지영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방을 꽉 채웠다. 특히 타격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타율 2할4푼6리, 득점권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LG와 삼성은 올 시즌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 초반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며 부진했다. 2일 현재 삼성은 4위로 치고 올라갔고, LG는 9위로 최하위에 그대로 멈춰있다. 안방의 차이, 두 팀 성적의 엇갈린 쌍곡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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