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Hot-소스] 텐센트 투자 여부에 주가 `출렁` 국내 주가 흔드는 중국 자본
입력 2014-04-28 08:37  | 수정 2014-04-28 13:52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텐센트의 투자 여부로 국내 상장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5억달러를 유치한 CJ E&M을 비롯해 투자가 불발된 키이스트 등 중국자본의 유치 여부에 따라 주가가 휘청이고 있지만 투자 실효성 등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24일 장 마감 후 텐센트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키이스트는 25일 장중 등락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쉽게 잡지 못했다. 키이스트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전일대비 5% 넘게 급락하다 반등해 오전 11시께는 1%가량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다시 떨어지면서 전일대비 2.72% 하락마감했다.
키이스트는 텐센트의 자금 조달설이 제기된 지난달 말부터 전 거래일까지 3배 가까이 급등했다. 키이스트 소속 김수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흥행몰이를 하면서 매출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텐센트 투자가 직접적인 상승 재료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텐센트의 투자가 국내 기업에 영향력을 떨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달 텐센트가 CJ E&M의 자회사인 CJ게임즈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CJ E&M의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발표 당일 주가가 전날보다 9% 이상 급등한 데 이어 당시 4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현재 5만원을 넘어섰다. 다소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연초 주가가 2만원 후반대에서 3만원 초반 사이를 횡보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중국 자본의 유입이 자금 유치 측면에서 기업과 주가에 호재인 점은 분명하지만 해외 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국내 기업에 결국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2년 텐센트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13.8%를 차지,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자사의 메신저인 위챗에 카카오톡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 메신저를 통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의 세계 시장 진출에 다소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는 자사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록적인 수익을 끌어올렸지만 해외 진출 성과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위챗은 전세계 가입자수 1위의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으며 현재 6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CJ E&M의 경우 텐센트 투자로 지분법 우려를 해소했지만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면서 CJ게임즈에 대한 지배력은 다소 약화됐다. CJ E&M은 지난달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을 받았다. 이로써 CJ E&M은 CJ E&M의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한 뒤 CJ게임즈와 통합해 CJ넷마블을 신규법인으로 출범시켜 관련 매출을 영업 외 이익으로 잡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CJ E&M은 CJ게임즈의 최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내려 앉았다. 텐센트가 CJ E&M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이로써 올해 CJ게임즈가 발표하는 게임 50여개의 유통권에서 텐센트가 3대 주주로서 이점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통권에 대한 수익 배분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유통권은 이번 키이스트의 투자 불발 이유로도 지적되고 있다. 텐센트와 키이스트간 협상 불발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유통권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텐센트가 유통권 자체를 눈독들인 반면 키이스트는 콘텐츠 자체 제작을 위한 직접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하면서 이견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타 중국 업체와 키이스트의 사업 추진설이 나오는 것 역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유통이 아닌 유통 전권을 넘길 경우 향후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금이란 게 결국 국내에서 자사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자사의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면서 "거대 중국자본에 의해 한국 기업의 종속화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국내의 우수 인력은 물론 기획력, 기술개발 능력 등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투자를 끌여들여 국내 기업이 이익을 보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급작스러운 지분 회수 위험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며 "해외 자본을 통한 기업의 이익 구조 변화와 배분 등을 잘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