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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레터] 투자상품 비중 지금 늘려라
입력 2014-04-27 17:10  | 수정 2014-04-27 18:56
인간 수명이 길어져 소위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장수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저성장ㆍ저금리를 유발할 수 있는 고령화가 대표적인데,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2%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 이전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4.5%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꽤 크다. 금리도 상황은 비슷해서 최근 5년간 은행의 연평균 수신금리는 3.3%가량으로 그 이전 5년간 연평균 금리 4.5%보다 크게 낮아졌다.
오래 살게 된 만큼 노후에 필요한 돈은 훨씬 더 많아졌는데, 저성장ㆍ저금리로 돈 모으기는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특히나 예금이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가계는 자산관리가 더욱 힘겹게 됐다. 문제는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가계자산의 70~80%를 차지하는 부동산에도 있다. 가격이라도 꾸준히 올라주면 걱정이 덜할 텐데, 저성장과 고령화에 따라 부동산시장도 이전만 못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연평균 1.3%씩 하락했다.
부동산은 특성상 이에 대한 비중을 한순간에 확 줄일 수는 없지만 금융자산은 다르다. 의지만 있으면 금융자산 구성은 하루아침에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장수로 돈은 더 많이 필요한데 모으기는 더 어렵게 된 지금 기존의 자산 구성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다양한 자산을 고루 활용해야 한다.
50%에 육박하는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줄이고, 17% 수준에 머물고 있는 주식 등의 투자형 자산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노후 준비를 목적으로 운용되는 우리나라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이미 30%를 넘고 있다. 더구나 주식은 예금, 부동산 등 주요 자산 중 최근 5년간 수익률(14.1%ㆍ코스피 연평균 상승률)이 그 이전 5년보다(12.0%) 유일하게 높은 자산이다.

노후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27% 수준인 연금ㆍ보험 등의 노후 대비용 상품 비중도 확대해야 한다. 이미 고령화가 진전된 미국이나 영국, 호주 가계는 이들 상품의 평균 비중이 46%에 달한다.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은 책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자산 3분의 1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다른 3분의 1은 사업에,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준비자금으로 나누어 관리하라.' 부동산은 요즘의 대안자산, 사업은 투자형 자산, 준비자금은 안전자산에 해당이 될 수 있는데 '3분의 1'이란 숫자보다는 자산의 적절한 분산과 포트폴리오 투자를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비빔밥이 맛있을 때는 다양한 재료가 알맞은 양으로 서로 조화롭게 어울릴 때다. 자산관리가 맛을 낼 때 역시 여러 자산이 적절한 비중으로 어울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을 때다. 미래를 대비하고 저성장ㆍ저금리 시대 극복을 위해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쏠려 있는 금융자산을 적절히 분산할 필요가 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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