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진의 The CEO] 종합 전기자재 판매로 300억을 벌다! 아남르그랑(주) 임광범 대표
1988년 LG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2012년 종합 전기자재 판매회사 아남르그랑(주) CEO직을 맡기까지, 누군가는 임광범 대표를 타고난 CEO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임광범 대표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시련을 디딤돌 삼아 도약하는 그의 스토리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임광범 대표는 1988년 LG그룹 공채시험에 합격하여 LG산전 엘리베이터 사업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던 그는 다른 동기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신입사원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직장 생활은 신뢰에서부터 비롯되잖아요. 저는 어떤 업무를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제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끝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떤 날은 상사가 시킨 일을 하느라 7일 동안 회사에서 먹고 잔 적이 있어요. 그만큼 일을 잘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굉장히 많았죠.”
그의 이런 열정은 선배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고, 덕분에 보고서 작성법, 프레젠테이션 요령 등에 대해 다른 동료들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자신이 배운 것을 체득하기 위해 선배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연구하는 것을 몇 번이고 거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임광범 대표가 입사했던 당시는 정부가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을 발표하면서, 엘리베이터 수요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때문에 회사도 큰 문제없이 성장해나갔고, 임광범 대표는 그 속에서 남다른 노력으로 동기들보다 빠른 승진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탄탄대로일 것만 같던 앞길에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였습니다. IMF로 건설업계는 큰 위기를 맞았고, 엘리베이터 사업부는 직격탄을 맞았던 것.
당시 제가 다니던 LG산전 엘리베이터 사업부가 미국 오티스 사에 매각되었는데, 그 때부터 업무 환경이 180도로 바뀌었죠. 새로 바뀐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영어로 메일을 쓰고, 회의를 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 많았으니까요.”
그때 임광범 대표는 자신의 영어 실력에 큰 한계를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영어 공부를 틈틈이 해온 덕분에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지인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영어로 진행된 회의에서 회의록 작성했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발음으로 말하는 영어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당연히 회의 내내 작성한 회의록도 엉망이었죠. 회의가 끝나고 상사가 작성한 회의록을 가져달라고 했을 때는 어찌나 식은땀이 났던지. 그 일을 계기로 영어 공부를 전보다 더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었는데, 정말 고3보다 더, 고시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치열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결국엔 홍콩에 있는 아시아 본부로 발령이 나게 됩니다. 그 이후 자금관리 임원, 기획관리 임원 등을 거치면서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고, 그러던 2012년 어느 날 그에게 한 가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프랑스 전기자재 생산 기업인 ‘르그랑의 한국 지사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한국 ‘르그랑 지사는 1999년부터 ‘아남르그랑이라는 이름으로 배선기구 시장에서는 이름난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 사이 국내 배선기구 시장은 건설경기 악화로 저가의 제품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고, 아남르그랑의 시장 점유율도 많이 하락한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르그랑은 시장에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새로운 CEO를 물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첫 직장 생활부터 계속 엘리베이터 사업에만 몸을 담았던 터라, 아남르그랑의 CEO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망설여졌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나 배선기구 모두 건설사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일이고, 그동안 자금, 기획, 영업 관리, 영업 등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임광범 대표는 가장 먼저 고객사인 건설사들을 만나며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직원들과 1:1 개별 면담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회사가 안고 있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지사에서는 시장의 수요에 맞게 가격을 낮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사에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품질과 타협할 수 없다.는 본사의 방침으로 시장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시장 점유율은 전보다 많이 하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임광범 대표는 고객사들을 상대로 설문, 인터뷰 등을 진행했고, 그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본사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소통이 중요합니다. 일방적인 설득, 강요는 직장생활에서 절대 통하지 않아요. 저는 내부 직원들, 고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그것을 본사에 충분히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한국 시장의 현황, 수요, 고객들의 목소리 등을 설명하고 계속 설득하니, 본사에서도 결국 ‘오케이 사인을 보내주더군요.”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래 먹거리에도 눈을 돌렸습니다. 그때 임광범 대표가 주목한 것은 에너지 절감 제품이었습니다. 정부의 정책도 에너지 절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이미 에너지 절감 제품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테면 사람의 재실여부에 따라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 센서등이 주요 제품이었습니다. 그는 아남르그랑이 가지고 있는 고급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호텔이나 고급 아파트 등에 영업을 시작했고, 그것은 곧바로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기획, 자금, 영업 관리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아온 게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틈새시장이 보인 거예요.”
회사가 성장에 박차를 가하자 직원들도 더욱 힘을 얻어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직원들 간의 멘티-멘토 제도,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해 직원들 간의 소통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같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켜보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을 때는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성장의 기반을 닦는 시기였다면,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광범 대표는 최근 케이블트레이, UPS(무정전 전원장치)로도 사업영역을 넓히며 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회사를 맡은 지 어느덧 2년, 아남르그랑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한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CEO까지 그의 열정 넘치는 성공 스토리는 4월 19일 오전 5시 10분, MBN ‘정완진의 The CEO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