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삼성의 산소’ 이상민 감독 “첫 느낌은 얼떨떨해요”
입력 2014-04-13 15:11  | 수정 2014-04-13 15:12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새 사령탑을 맡은 이상민 감독의 영원한 오빠 같은 미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서울 삼성의 새 사령탑에 오른 이상민(42) 감독이 갑작스런 감독 선임에 당황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저 얼떨떨할 뿐이다”라는 것이 이 감독의 생애 첫 감독 취임 느낌이었다.
삼성은 13일 오전 삼성 코치였던 이상민을 감독으로 전격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연봉은 비공개로 결정했다. 최근 김상식 감독대행 체제나 새로운 인물의 감독 영입설이 나돌았기 때문에 꽤 파격적인 발표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연봉 비공개는 이상민 감독과 구단의 쌍방 합의에 의해 결정한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과거 안준호 감독 시절에도 비공개로 한 전례가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대신 이성훈 삼성 단장은 "이상민 감독을 지켜본 결과 선이 굵은 리더십과 농구에 대한 감각과 이해 등이 뛰어나 구단이 추구하는 도전과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특히 정상의 가치와 의미를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 내부적으로도 이 감독 선임 최종 확정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발표 하루 전인 12일 결정된 사안. 이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것도 같은 날 저녁이었다. 이 감독은 어제 저녁에 전화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감독 통보를 받아 지금은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감독의 사령탑 수순은 예정된 결과였다. 지난 2010년 삼성에서 현역 은퇴 후 미국연수를 다녀온 뒤 2012년부터 코치를 맡았다. 이 감독이 코치로 삼성에 복귀한 직후부터 끊임없이 차기 감독설은 흘러나왔다. 감독을 맡기 위한 코치 수업을 받고 있었던 셈. 단지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뿐이다.
이 감독은 구단에서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나를 감독으로 결정한 것 같다”며 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팀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서울 삼성 이상민 신임 감독은 지난 시즌 최고령 사령탑이었던 김동광 전 감독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배우며 지도자 수업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갑작스런 감독 선임 탓에 이 감독은 구체적인 팀 색깔이나 구상은 내놓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제부터 할 일이 많다. 아직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구단과 상의해 코칭스태프부터 먼저 꾸린 뒤 선수단 구성도 새로 해야 한다. 지금은 어떤 식으로 팀을 이끌겠다는 목표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김동광 감독님과 김상식 코치님으로부터 정말 많은 가르침을 배웠다. 선수와 코치 경험을 살려 삼성의 명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최근 ‘농구 명가의 자존심이 퇴색됐다. 리빌딩의 실패로 성적 부진이 이어지며 정체된 길을 걷고 있던 상황. 당장 다음 시즌 성적도 불투명하다. 이 감독은 적잖은 부담과 책임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이 감독도 누구보다 삼성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변화에 무게를 뒀다. 이 감독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삼성이 쉬운 팀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그러기 위해선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영원한 오빠', '산소 같은 남자'로 불렸던 이 감독이 침체된 삼성에 산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은 당장 14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하는 2013-14 프로농구 시상식에 감독 직함을 달고 참석할 예정이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