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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바뀐 오승환, 비결은 ‘돌부처 평정심’
입력 2014-04-11 05:59  | 수정 2014-04-11 06:53
10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2014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5-5 동점 상황.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감독님께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10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고시엔구장에서 만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의 표정은 한결 같았다.
그는 전날(9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1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폭투까지 겹치며 2실점했다. 일본 진출 이후 가장 최악의 피칭. 하지만 3점차 리드상황에서의 등판이라 팀은 4-3으로 승리했고, 오승환은 2세이브를 챙겼다. 물론 투구내용이 좋지 않아 한국과 일본 언론에서는 ‘조마조마 했던 승리, ‘위압감이 실종된 투구, ‘쑥스러운 세이브등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에 와다 유타카(52) 한신 감독은 오승환의 등판간격이 들쭉날쭉해 아직 리듬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오승환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오승환은 자신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와다 감독을 찾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와다 감독은 오승환에게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오승환은 (자신의 부진에 대해)감독님이 등판간격 때문이라고 얘기했지만, 인정하면 내가 핑계를 대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등판상황이나 여건이 항상 내 입맛에 맞을 수 없다며”며 이것저것 경험해봐야 하는데 좋은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연투에 대한 부담도 지웠다. 오승환은 한국에서도 연투를 많이 해봤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다. 차라리 빨리 던지고 싶다”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결국 오승환은 자신의 바람대로 일본진출 이후 처음으로 이틀연속 등판을 했고, 전날과 달리 호투를 펼쳤다.
5-5로 양 팀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던 9회 후쿠하라 시노부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은 오승환은 전날 피칭을 비웃기라도 하듯 깔끔한 피칭을 보였다. 첫 타자 아롬 발리디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 이어 아라나미 쇼를 2수루 직선타구로 잡아내며 가볍게 2아웃을 만들었다. 후속타자 이데 쇼타로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대타 긴조 가쓰히코를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신은 9회말 우에모토 히로키의 끝내기 안타로 6-5로 승리를 거뒀다. 오승환도 자신의 일본 첫 승리를 챙기면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불안감을 지웠다. 하지만 오승환의 표정은 같았다. 요미우리와의 3연전을 앞둔 각오도 내 공을 던지겠다”고 간단히 말했다. 평정심을 찾은 오승환이 본격적인 고시엔 끝판왕으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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