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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잇딴 적자` 건설사 신용 줄강등 우려
입력 2014-04-10 10:40 

[본 기사는 04월 08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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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건설사들이 속출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반기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서 상당수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몬다.
8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을 완료한 국내 주요 건설사 15곳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건설사는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11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건설사의 손실 규모를 합한 금액만 3조5000억원이 넘는다.
GS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260억원으로 집계 대상 건설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대우건설이 743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뒤를 이었고 SK건설과 한라는 각각 4930억원, 4142억원의 적자를 냈다. 1659억원의 이익을 낸 대림산업은 연결기준으로는 10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잇달아 실적에 반영하자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해당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 재검토에 돌입했다. 현재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된 건설사만 계룡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한라 , KCC건설 등 총 5곳으로 이들은 조만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며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대우건설 회사채 신용등급과 KCC건설의 단기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KT ENS 사태로 인해 계열 지원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신평사들이 이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게 됐다"며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대규모 건설사 등급 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부문의 손실을 대거 인식하면서 촉발된 건설사 적자사태는 지난 4분기 이후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 부실까지 실적에 반영하면서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해외부문에서 건설사 실적 이슈가 터졌다면 올해에는 국내 주택사업이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에서는 올해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원가율 상승으로 실적 악화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주택사업의 예정원가율이 지난해보다는 낮지만 준공 시점에서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고 장기 미착공 주택사업 규모가 큰 일부 건설사의 경우에는 착공 전환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한국신용평가는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A급 건설사들의 평균 잠재부실이 6273억원에 달하고 주택 가격이 10% 하락하면 평균 잠재부실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 내놓은 바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털고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업황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손실을 털고 가려는 업계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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