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제목 : ‘가시(감독 김태균·제작 (유)브이에스1호문화산업전문회사, 캠프비, (주)뱅가드스튜디오), 러닝타임 117분,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체육교사 준기(장혁 분)는 자신을 향한 영은(조보아 분)의 당돌한 고백에 당황한다. 장난인줄 알았던 영은의 마음은 점점 준기에게 잊고 지낸 가슴 설렘을 느끼게 한다. 비오는 날, 영은의 젖은 교복이 안쓰러워 자신의 체육복을 빌려주면서 준기의 비극은 시작된다. 순간의 흔들림을 느끼고 중심을 잡아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영은의 마음은 사랑, 광기, 집착으로 치닫는다. 자신은 물론 아내 서연(선우선 분)에게까지 접근하는 영은을 두고 준기는 공포감까지 느낀다. 사랑에 눈먼 영은과 그 마음이 그저 두려운 준기, 두 사람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MBN스타] 최준용 (이하 최) : ‘가시 속 조보아는 어땠나요? 과거 MBC 드라마 ‘마의에서 ‘발연기 논란으로 검색어 1위까지 한 인물이잖아요.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극 초반 정말 상큼하고 신선하며 그냥 존재 자체가 사랑스러워 장혁이 설레는 감정이 이해됐어요.
손진아 (이하 손) : 조보아는 연기력 논란이 있던 인물이라 사실 기대치를 낮추고 봤는데 기대이상이었어요. 은근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어 집착 있는 소녀를 어떻게 풀어갈까라는 궁금증도 있었고, 첫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여수정 (이하 여) : 요즘 여고생들 도발적이잖아요. 그런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았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만 해도 이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았는데 ‘가시 속 여고생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최 : 맞아요. 현실세태를 잘 반영한 것 같아요. 요즘 여고생들은 부끄러움을 타던 예전 소녀와 달리 사랑 표현도 적극적이고 당돌해요. 또한 조보아의 수돗가 장면은 감독이 섹슈얼리티를 반영한 것 같아요. 그 모습을 보면서 장혁이 흔들리게 하는 장치 중 하나인 듯 보였어요. 베이비 페이스인 조보아가 그 장면만큼은 성숙해 보이더라고요. 여고생이 맞나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손 : 네. 조보아가 저렇게 하는걸 보고 남자들이 진짜 넘어가긴 하겠구나를 느꼈어요. 그만큼 그녀가 사랑과 집착을 제대로 보여줬던 것 같아요.
최 : 장혁도 조보아에게 끌려 다니며 수동적 대처를 보이잖아요. 좀 더 능동적이거나 적극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도 될텐데. 그 역시 조금은 우유부단했어요.
여 : 그만큼 조보아가 매력적이었죠. 사랑이 집착이 되는 건 시간문제더라고요.
손 : 카터칼 등장은 진짜 소름 돋고 긴장감이 확 생기더라고요.
사진=스틸
최 : 맞아요. 처음에 느꼈던 상큼함이나 싱그러움은 사라지고 ‘미져리같다고 할까요? 조보아가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바뀌니 저 역시 애정이 떨어졌어요. (웃음) 아직 섬세한 면은 부족하지만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 같아요.조보아가 딸기우유를 먹으면서 커다란 눈망울로 장혁을 바라볼 때와 선우선과 사생결단을 내는 장면을 비교하면 정말 복합적인 면을 잘 소화했어요. 손 : 맞아요. 생각보다 조보아가 집착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최 : 장혁과의 베드신은 어땠나요? 능숙하게 잘나온 것 같아요. 장혁을 리드하면서 남자들은 이런 거 좋아하잖아요”라고 말할 때는 정말 당돌해보였어요.
여 : 까르르 웃는 조보아의 모습은 풋풋함을 보여주는 것도 같았어요. 풋풋하다가 사랑스러웠다가 당돌했다가 아주 그냥 장혁을 들었다 놨다했어요.
손 : 조보아를 향한 선우선의 행동은 다들 어땠나요? 전 그녀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되긴 해요. 실제로는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되겠지만 그녀도 자기보다 어리고 더 예쁜 조보아가 당연 거슬렸겠죠.
여 : 맞아요. 솔직히 진짜 신경 안 써도 될 그저 여학생 일뿐인데 두려움을 느껴서 겁먹잖아요. 그 모습을 보면 그녀도 조보아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았던 것 같아요.
최 : 선우선의 행동은 극단적이죠. (그러나) ‘미져리와 비교했을 때 똑같은 집착을 보여도 조보아가 하면 케시 베이츠보단 나았을 것 같아요. 그녀가 어리고 예쁘니까요. (웃음).
사진=포스터
# 감상평 최 : 여고생인 듯 여고생 아닌 여고생 같은 조보아.
손 : 커터칼을 든 조보아의 모습과 집착, 섬뜩 그 이상.
여 :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당돌한 여자, 조보아.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