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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록에게서 사라진 에이스의 향기를 맡다
입력 2014-04-06 15:52  | 수정 2014-04-06 16:39
최용수 감독의 바람처럼 윤일록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중요한 경기의 고비 때마다 골을 터뜨리면서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서울 상암)=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최용수 감독은 전북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이제는 고요한 고명진 윤일록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데얀과 몰리나, 하대성이 빠지면서 ‘해결사들이 사라진 팀의 기둥이 되어야한다는 뜻이었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서히 향기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FC서울 2년차 윤일록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윤일록이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귀중한 무승부를 선사했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7분, 윤일록은 하프라인에서 패스를 받아 과감한 단독 드리블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헤딩 패스 한 번에 무너졌던 전북의 수비라인도 지적해야겠으나 윌킨슨이 끝까지 따라 붙었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윤일록의 슈팅은 박수가 아깝지 않다.
최근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멋진 골을 뽑아내고 있는 윤일록이다. 윤일록은 FC서울이 정규리그 첫 승을 거뒀던 지난 3월26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도 짜릿한 쐐기골을 쏘아 올렸다. 후반 28분 아크 서클 정면에서 골대를 정확하게 본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제주 골대 상단을 갈랐다. 라운드 베스트골에 선정될 수 있는 멋진 슈팅이었다.
당시 경기의 첫 골도 윤일록의 공이 컸다. 0-0으로 지루한 흐름이 이어지던 당시 경기에서 후반 23분, 윤일록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제주 수비수의 몸을 맞고 솟구친 것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고요한이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서울은 긴 잠에서 깨어났다. 윤일록이 절반은 만들어낸 골이다.
지난 1일 요코하마와의 ACL에서도 윤일록은 빛났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8분,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을 취하는 과정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윤일록은 중앙에 있던 고요한과의 리턴패스를 주고받은 뒤 박스 안으로 쇄도, 골키퍼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가볍게 밀어 넣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히로시마의 골문을 열었다. 2-2 무승부의 단초였다.

K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과의 경기까지, 결국 윤일록은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중요한 득점을 모두 성공시켰다. 2-0, 3-0으로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골을 넣는 것과는 다르다. 소위 말하는 ‘순도 높은 골이었다. 필요할 때 ‘한방은 에이스 혹은 해결사의 중요한 덕목임을 생각할 때 윤일록의 성장세는 분명 FC서울과 최용수 감독에게 고무적인 일이다.
아무래도 지난해에 비해 FC서울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현 상황에서 특별한 선수보강이 있을 순 없고 그렇다면 내부적으로 ‘솟구치는 이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윤일록이 그러하다. 올 시즌 FC서울 행보에 중요한 키를 쥔 윤일록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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