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눈치보던 기업들, `이제 회사채 찍자`
입력 2014-04-04 15:36 

[본 기사는 04월 0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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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회사채 찍어볼까.'
지난해 STX와 동양그룹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우량채 위주로 발행 환경이 개선되면서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은 보수적인 전략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쪽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LG그룹 계열회사인 LG생활건강이다. 올해 초 만기도래한 공모사채를 내부 현금으로 상환했지만 이달에는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하기로 결정해 증권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이달 중순 발행한다. 회사채 발행 실무를 담당할 대표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맡았다.
LG생활건강은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자금조달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존 기업어음(CP)와 금융권 차입금 등 단기자금 상환 용도로 쓰인다.
이같은 공격적인 자금조달 시도는 올해 초 회사가 보였던 모습과는 정반대 행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월 만기 도래한 800억원 규모 공모사채 차환(만기 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갚는 것)을 포기하고 현금으로 상환하는 등 연초 자금조달 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이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준 이유는 연초 불안했던 기관 투자심리가 최근 들어 우량 회사채 위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유리한 회사에 국면으로 보이는데다, 하반기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이외에도 자금조달 시장에서 적극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들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도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준 회사로 꼽힌다. 지난 1월 28일 만기 도래한 1000억원 공모사채를 내부 현금으로 상환했으나 지난 3월 초에는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다이모스 회사채에 다른 계열사들 회사채에 대한 기관 수요가 확인되자 회사채를 발행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회사채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리온도 내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년만에 500억원 규모 공모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주로 CP 등 단기자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온 이마트도 올해 초 이후 이달 3000억원 규모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 작업에 나서는 등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말로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이달부터는 우량 대기업들 회사채 발행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험사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우량 회사채를 담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계획 등으로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량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채에 대한 기관 수요는 여전한 자금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아 기업들 회사채 발행 시도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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