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한진은 다 내놓는데 동부는 자산매각 왜 버티나"
입력 2014-04-04 15:36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동부 그룹의 자산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 자구계획을 내놓은 동부가 실제 자산 매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4일 동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현대와 한진은 자산 매각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동부만 지연되고 있다"며 "동부에서 자산 매각 작업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서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러다가는 위기 해소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매각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동부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동부의 갈등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크게 불거졌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산은으로부터 해당 자산 인수를 제안받았다. 포스코가 지분 20~30%를 인수하면 산은이 나머지 자산 인수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포스코는 산은과 비밀유지약정서를 체결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동부는 포스코 이외의 매수자들도 나와 제한 경쟁입찰 방식을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경쟁을 통해 제값을 받겠다는 것이 동부 주장이지만 이렇게 되면 매각 작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반면 동부와 비슷한 시기에 자구계획을 발표한 현대그룹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상선은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 본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증권은 이달 중으로 공개 매각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지원이 공식화되고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에 지분을 넘기면서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됐다. 이에 반해 동부는 자산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채권단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