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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받은 필, 불꽃 타격 ‘활활’…SUN 근심 ‘뚝’
입력 2014-04-03 13:06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듯 했던 브렛 필이 확 달라졌다. 3경기 연속 안타 속에 홈런 2방을 쳤다. 시범경기 1할타자는 어느새 정규시즌 3할타자가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타자 브렛 필(30)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바뀌었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정규시즌 개막 이후 배트가 뜨겁게 불타올랐다. 지난해 말 KIA가 느꼈던 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후 필에 대한 평가는 다소 야박했다. 지난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울린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루크 스캇(SK)과 호르헤 칸투(두산)의 명성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시범경기에서 부진도 컸다. 필은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2푼1리(33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3안타를 몰아친 12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제외한 9경기에서 필은 헛방망이질만 반복했다. 장타율과 출루율도 1할대였고, 장타는 2루타 1개뿐이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엉뚱한 공에 어이없는 스윙을 하는 게 문제였다. 제대로 공을 맞히지 못했다.
때문에 스캇, 칸투, 조쉬 벨(LG 트윈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 등 다른 외국인타자에 비해 기대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 그동안 KIA가 외국인타자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도 회자됐다. 그러나 개막 4경기 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필은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부터 3경기에 출전해, 모두 안타를 때렸다. 지난 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멀티히트(5타수 2안타)도 했다. 시즌 성적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1할 타율이 3할이 됐고, 홈런도 2개나 쳤다. 장타율은 7할6픈9리였다. 쳤다 하면 홈런이니, 한방이 무시무시했다. 또한, 야수에게 잡히더라도 날카로운 타구도 꽤 많아졌다.
KIA는 지난 2일 NC전에서 필 효과를 제대로 봤다. 찰리 쉬렉에게 연속 삼진 아웃된 필은 세 번은 안 당했다. 1-7로 뒤진 7회 1사 1루에서 찰리의 146km 직구를 통타, 2점 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으로 KIA 타선은 뜨겁게 달아오르며 매서운 추격을 펼쳤다. 8회에도 1사 1루에서 좌전안타를 치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차례 베이스러닝 미스가 있었지만 불꽃 타격으로 잠재웠다. 자연스레 그를 바라보던 KIA의 시선도 온화해졌다. 그리고 기대감도 부풀어 올랐다. 선동열 감독은 첫 경기에서 홈런과 타점을 올렸다. 생각보다 잘 치고 있다”라며 흡족했다. KIA의 한 관계자도 어이없는 스윙이 줄고 있다. 아웃돼도 타구가 잘 뻗어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KIA 팬도 달라졌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수록, 그의 이름을 외치는 응원 목소리도 더욱 크게 울려퍼졌다. ‘해결사 능력을 잘 봤기 때문에 믿음도 커졌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좀 더 적응을 하면 그의 장기인 ‘콘택 능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여겼다. 그 시점이 기대보다 빠르고 있다. 신종길 1할3푼3리-나지완 0-이범호 1할6푼7리 등 중심타선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터라, ‘6번타자 필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띄고 기대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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