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서 600억 번 카카오, 일본에선 200억 날려
입력 2014-04-02 09:50  | 수정 2014-04-02 13:41

국내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야심차게 추진한 해외 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일본 사업에서는 네이버 '라인'의 아성에 밀리면서 2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일본 법인인 카카오 재팬은 지난해 10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 재팬은 지난해에도 116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2년 동안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것이다.
이는 국내 사업의 호실적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국내 1위의 고객 기반을 통해 매출액 2108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6.4%, 영업이익은 843,5%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2011년 7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된 카카오 재팬은 2012년 10월 일본 1위의 포털 사업자인 야후 재팬의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야후 재팬과의 제휴 이후 카카오는 츠치야 안나 등 일본 유명 가수가 등장하는 TV CF 등을 방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해 카카오가 쓴 광고 선전비는 무려 589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해외 시장 공략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공격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미 현지 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한 라인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일본 시장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진출한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도 카카오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위챗이, 동남아 시장은 라인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베이징 카카오와 카카오 싱가폴을 잇따라 설립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설립 첫해인 지난해 나란히 1억원씩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카카오가 이들 회사에 각각 3억원씩을 투자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이미 날라간 셈이다.
이처럼 카카오의 해외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카카오의 상장 작업에서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고민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내년 5월 상장을 준비 중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가 라인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점은 국내에서만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용자 기반 확대 없이 단순히 이용자당 매출액의 증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이라며 "이미 해외 시장은 지역별로 와츠앱, 라인, 위챗의 삼파전 양상이 견고해져 카카오의 해외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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