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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한 전문대학, WCC21] 연암공대, 산학밀착형 교육으로 취업률 고공행진
입력 2014-04-01 16:18  | 수정 2014-04-01 16:18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 추구라면 대학은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 양성입니다.”

연암공업대학교(이하 연암공대)의 정문을 들어서면 단번에 푸근하고 따뜻한 교풍이 느껴진다.

첫 방문임에도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건 교정을 오가는 학생들의 ‘인사성 때문이다. 이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 학부모나 외부 손님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인상을 갖고 돌아간다는 게 연암공대 박문화 총장(65)의 말이다.



▲LG재단의 탄탄한 지원으로 ‘반값 등록금 현실화

연암공대는 지난 1984년에 경남 진주에 설립된 순수 공업계 특성화 대학이다.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을 강조한 고(故) 구인회 회장(LG창업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LG연암학원이 설립해 운영하는 대학이다. 이 학교는 전기전자정보계열, 기계조선자동차계열, 산업정보디자인계열, 스마트융합학부 등 4개 계열·학부(재학생 1300여명)가 있다.

연암공대에 들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다. 재학생 중 절반이 생활할 정도다.

26만4000㎡(약 8만평)의 녹지공간위에 조성된 학교 건물은 북유럽의 한적한 시골마을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천연잔디로 조성한 야구장과 축구장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무엇보다 이 학교는 매년 첨단 기자재(1인 1대 구축)와 실습실 환경개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 같은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노력들은 LG재단의 탄탄한 후원 때문이다. 연암공대는 매년 LG연암학원으로부터 약 2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장학금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장학금 지급률이 등록금 수입 대비 59%에 달한다. 정부가 2015년 달성을 목표로 진행 중인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 셈이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베풀고 있다. 연암장학금, 성적우수 장학금, 가계곤란 장학금, LG그룹 재직자 자녀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을 편성해 운영함으로써 재학생 1인당 평균 1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 HR그룹과 협약을 맺어 운영하는 특약생 장학금 제도를 통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1년 등록금 및 기숙사비용을 지원받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다.

학교 측은 올해 ‘우수 장학금 병행과 ‘성적우수가계곤란 장학금을 확대·신설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연암공대는 취업이 절실한 학생들이 대다수”라며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는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득분위가 낮은 가정의 학생이 많은 편이라 재학생의 77%가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공업대학 약점,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식 교육으로 극복

연암공대는 △1997년 교육부 평가 최우수 공업계 전문대학 선정 △2011년 전국 146개 전문대학 중 취업률 1위(건강보험 DB연계) △세계수준의 전문대학(WCC, World Class College) 선정 △2013년 기관평가인증 획득 △6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등 다른 대학이 부러워할 타이틀을 거의 쓸어 담았다.

이 같은 우수한 성과도 ‘취업이라는 목표에 실패했다면 무의미하다. 박 총장은 이에 대해 연암공대의 경쟁력이 바로 취업률”이라고 힘줘 말했다.

여기서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식 교육이 영향을 발휘한다.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위한 세부전공을 발굴하고, 학생 개인별로 최적의 교육·진로 지도를 제시하는 ‘산학밀착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높은 취업률은 이런 교육의 산물이다. 지난해 8월 말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DB연계 취업통계 조사에서 84.6%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81.1%)에 비해 무려 4% 이상 오른 수치로써 4년 연속 80% 이상을 기록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높은 취업률 달성에는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도 한몫했다. 박 총장은 산업체와 재학생의 수요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도입했다”면서 세부전공 주문교육, 융합전공 주문교육, 맞춤교육, 계약교육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LG그룹사와 연계해 기술개발과 필요인력의 수요파악이 용이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LG전자 前 CEO에서 총장 변신…WCC 확정된 날 가장 기억남아

지난 2010년까지 연암공대는 경남지역 지원자가 60% 달할 정도로 지역대학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1년 WCC에 선정된 이후 다른 지역의 지원자(50% 이상)가 몰리기 시작했다. 경인지역의 경우 지원율이 3배나 늘었다.

박 총장은 이에 대해 지역적인 한계가 있는 전문대학으로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직원들의 자긍심 고취에도 상당히 일조했다”고 말했다.

WCC 선정전에도 나름대로 우수한 성과를 내온 연암공대지만, 학교 역량에 비해 외부의 평가는 박했다. 이 때문에 마음고생이 컸을 교직원들 생각에 박 총장의 심기는 늘 불편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박 총장은 학교에서 마주치는 교직원들의 밝은 표정에서 이 학교의 비전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최고의 수확”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학생들의 학업 열정도 커졌다. 당초 32명을 모집하는 스터디 룸 신청에 148명이 몰리면서 룸을 추가로 확보해야했을 정도로 학교, 교직원, 학생 모두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생존을 넘어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하고, 그에 걸맞은 대학으로 키워내야 합니다.”

박 총장은 LG전자 사장 시절인 2005년에 블랙라벨 시리즈의 첫 모델인 초콜릿폰을 출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공계 출신 테크노 CEO에서 대학 경영자로 변신한 지 삼년이 훌쩍 지난 요즘, 취업문을 뚫기 위해 밤늦게까지 도서관을 떠나지 못하는 학생들과 부대낄 때면 ‘대학이 과연 학생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박 총장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지난 30여 년간 산업현장에서 체득한 기업 경영 노하우를 대학 경영에 도입했다. LG그룹의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이다.

박 총장은 향후 전문대학 수업연한 자율화가 시행되면 2년간의 공부로는 전공분야에서 제 몫을 다하기 어려운 전자, 컴퓨터, 기계공학과를 3~4년제 과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물론 다른 학과도 NCS(국가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를 기반으로 산업체 요구능력을 충분히 배양해 입사와 동시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양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박 총장은 대학의 고객은 학생, 사회, 국가이며 사회가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파악해 거기에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라며 교수들이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교직원과 학생 등 대학 구성원 상호 간에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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