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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군단’ 넥센, LG·롯데에게 배울 점은?
입력 2014-04-01 06:32  | 수정 2014-04-01 09:37
넥센은 "핵타선"을 자랑하며 리그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 타석에서의 차분함이 필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강력한 무기로 ‘핵타선을 구축했다. 지난해 팀 홈런 부문 1위였던 넥센은 올해 힘을 키운 타자들과 외부에서 강타자들을 영입해 2번부터 8번 타순까지 상대 투수를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있다.
넥센을 바짝 쫓고 있는 팀은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다. ‘한 방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 비슷하지만, 공격 스타일은 다르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은 현재 모두 1승1패로 5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비슷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깊게 파고들면 분명 팀 간 차이점이 드러나고 있어 경기의 진행상황을 읽을 수 있다.
넥센의 공격력을 말할 것도 없이 강하다. 이택근-윤석민-박병호-강정호-김민성-비니 로티노-유한준으로 이어지는 타순으로 언제든 상황에 따라 이성열 서동욱 문우람 등이 투입될 수 있다. 넥센은 나 홀로 3할대 팀 타율(0.315)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원한 홈런은 한 개밖에 터트리지 못 했으나, 장타율 4할7푼9리, 득점권 타율은 3할4푼8리로 각각 2위에 올라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넥센의 폭죽쇼를 짐작케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반드시 드러나는 법. 풀 스윙과 호쾌한 타격력을 갖추고 있으나, 헛스윙 비율이 8.6%(최다 4위)며 뜬공이 27개(최다 공동 1위)로 힘만 믿고 타석에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볼넷(5개)이 8개 팀 가운데 가장 적으며 9번의 삼진과 13개의 잔루를 남겼다. 병살타는 3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LG는 팀 타율 2할8푼9리로 23개 안타를 때린 넥센보다 한 개 적은 안타를 기록했다. 롯데는 팀 타율 2할8푼6리로 홈런 3개 포함 20개 안타를 때려냈다. LG와 롯데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홈런이 크게 작용했으나, 볼넷이 밑밥을 깔아준 덕분에 제대로 ‘한 방이 통했다.

LG는 선구안을 발휘해 볼넷 13개를 얻어 22개 안타를 더해 팀 출루율 1위(0.389)를 자랑하고 있다. 그 뒤를 롯데(출루율 0.383)가 추격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볼넷 부문 공동 2위(11개)에 올라있다.
넥센은 30일 SK 와이번스와의 맞대결에서 역전패 당했다. 2-3으로 뒤진 8회에 2점을 뽑아냈으나, 곧바로 8회말 SK가 3점을 더했다. 넥센은 더 이상의 추격에 실패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이날 넥센이 얻은 볼넷은 2개, 반면 삼진은 5개였다.
LG는 30일 두산과의 개막 2차전에서 팀이 7-1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를 만들어 다득점 기회를 잡았다. 당시 3루 주자 이병규(배번 9)와 1루 주자 박용택은 볼넷으로 출루한 상태였다. 이때 타석에 나선 이진영은 최병욱을 상대로 비거리 125m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LG는 두산의 기를 완전히 꺾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31일 한화전에서 8개 볼넷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1회말 1번 타자 이승화를 시작으로 2사 이후에는 최준석-박종윤이 볼넷을 얻어 초반부터 만루의 압박을 가했다. 팀이 6-2로 앞선 7회말 2사에서 김문호가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문규현-이승화-정훈(3루타)-손아섭이 줄줄이 안타를 때려내 4득점을 추가했다.
‘거포 군단으로 자리매김한 넥센은 올해 타격력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장타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 상대의 볼을 골라 실속 있는 적시타를 뽑아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를 인지한 넥센도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작전 야구와 선수들의 침착함, 상황에 따른 대타자·대주자 기용 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드러난 문제점을 풀어야만 시즌을 좀 더 순조롭게 운영할 수 있다.
올 시즌 '타고투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타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상대에게 빈 틈 없는 공격을 펼쳐야만 승리가 보장된다. 이를 대비해 상대팀이 가진 특징을 분석해 자신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받아 들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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