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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의미 있는 헤딩골…팀 헌신에 좋은 예
입력 2014-03-27 14:53 
기성용이 의미 있는 헤딩골로 강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생애 2번째 헤딩골로 강등 위기에 처한 팀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참으로 의미 있는 헤딩골이었다. 기성용은 좀처럼 보기 드문 헤딩골을 작렬시키며 강등위협을 겪고 있는 팀에 끝까지 헌신했다.
기성용은 24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31분 헤딩 만회골을 터뜨리며, 리그 3호골(시즌 4호골)을 기록했다. 경기 결과는 아쉽게도 소속팀 선덜랜드의 1-2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기성용의 헤딩골만큼은 의미가 있었다. 비록 만회골에 그쳤지만, 분명 자신과 팀에게 득이 되는 골이었다. 기성용은 경기 후 트위터를 통해 생애 두 번째 헤딩골”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그는 헤딩 경합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기성용은 올 시즌 임대신분으로 선덜랜드에 입단해 자신의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다. 중원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기본적인 수비 능력은 물론이고, 날카로운 슈팅, 볼 키핑, 배급 능력에서 탁월함을 과시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수많은 장점을 발휘한 기성용이지만 유일한 단점으로 공중볼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난해 스완지시티 시절부터 기성용은 팀이 중앙 수비자원 역할까지 해내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에버튼, 스토크시티 같은 거친 팀을 상대로 공중볼 경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 시즌 선덜랜드에서도 이 같은 멀티 능력이 팀에 큰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헤딩 능력은 의심을 샀다. 거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무대를 모두 섭렵한 그이지만, 단 한 가지 공중볼 다툼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의 골은 그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팀이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기성용의 투입 이유는 명확했다. 그의 공격적인 역할을 활용하겠다는 포옛 감독의 의도였다.
기성용은 감독의 기대에 곧바로 부응했다. 그것도 자신의 단점이었던 헤딩 능력을 극복하는 감각적인 골이었다. 이날 기성용은 거침없는 문전 쇄도로 기회를 엿보다 기어이 골을 기록했다. 그것도 수비진과의 싸움에서 영리하게 다이빙 헤딩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덜랜드는 현재 강등 위협을 겪고 있다. 승점 25점(6승7무16패)으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덜랜드는 감독이 바뀐 후 캐피털 원컵 결승에 오르는 등 리그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했지만, 최근 5경기 1무4패의 부진을 겪으며,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었다. 다가올 4월에도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 강팀과의 연이은 원정전에서 승점을 챙겨야 강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팀이 주춤한 시기에 터진 기성용의 헌신적인 골은 팀에도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향후 선덜랜드는 기성용처럼 적극적인 공격과 수비로 강등을 스스로 극복해내야 한다. 여러모로 의미가 컸던 기성용의 헤딩 골이다.
[ksyreport@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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