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안 되는 성남, ‘머리’로 만든 첫 승

[매경닷컴 MK스포츠(성남) 이상철 기자] 골을 넣을 선수가 없어 미칠 지경이다. 요즘 전술 훈련도 슈팅 훈련을 더 많이 하고 있는데 제대로 (골문 안으로)날아가는 슈팅이 없다. 선수들이 부상 방지를 위해 발목에 테이핑을 하던데 그 때문에 슈팅이 부정확하다.” 26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수원전을 앞두고 성남의 박종환 감독은 혀를 끌끌 찼다.
2014시즌부터 시민프로축구단으로 탈바꿈한 성남, 박종환 감독도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왔다. 하지만 현실을 냉혹했다.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 승리는 고사하고 득점은 1골도 없었다. 골 가뭄이 길어지면서 박종환 감독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집중 훈련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성남은 291분 만에 고대하던 첫 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15분 뒤에는 추가골까지 이어졌다. 한 번 터지면 계속 터질 것이라던 박종환 감독의 믿음대로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2골 모두 발이 아닌 머리로 집어넣었다. 박정환 감독의 지적대로 발로 때린 슈팅은 부정확했을지 몰라도, 머리로 날린 슈팅은 날카로웠다.
전반 21분 이창훈이 올린 크로스를 바우지비아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후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정성룡이 몸으로 막았으나 공을 골라인을 통과했다.

전반 36분에는 김철호의 머리에서 골이 터졌다. 김태환의 크로스를 곽광선이 어설프게 처리했고, 김철호가 높이 뛰어올라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성남의 공격은 파괴력이 넘쳤다. 후반 들어 수원이 로저와 서정진을 교체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성남의 효율적인 역습이 더욱 위협적이었다. 다만 발로 때린 슈팅의 부정확성은 끝까지 개선되지 않았다.
실상 성남은 대승까지도 가능했다. 하지만 후반 11분 바우지비아의 논스톱 슈팅, 후반 30분 김동섭의 1대1 찬스, 후반 34분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 모두 골문을 흔들지 못했다. 머리만큼 골 결정력이 좋진 않았다.
하지만 성남은 전반에 찾아온 2번의 기회를 잘 살렸다. 그렇게 발이 아닌 머리로 만든 성남의 시즌 첫 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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