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직 교사가 벌인 사기도박 일당 검거
입력 2014-03-26 15:36  | 수정 2014-03-26 15:44

고등학교 현직 교사가 도박에 빠지고 사기도박단까지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사기도박을 벌여 2억원 상당을 가로챈 4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검거해 3명은 구속하고 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오후 2시 27분께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사무실에서 3700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이다 현행범으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청주 모 사립고교 체육교사 A씨(52) 일당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최근까지 청주시내 모텔과 사무실 등을 옮겨 다니며 도박판을 벌였다.수익금의 40%는 범행을 주도한 A씨가 챙겼고, 나머지는 경비를 제하고 공범 3명이 나눠 가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직접 사기도박단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속칭 '기술자'와 '선수'(바람잡이)로 불리는 사기도박 전문가 3명을 불러 모으고 도박판에서 돈을 뜯어낼 속칭 '호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까지 유인해 범행에 끌어들였다. 대상은 친구부터 같은 축구동호회 회원까지 다양했다.
또 형광물질이 묻은 카드와 이런 카드 패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특수 제작 렌즈도 장만해 사기도박에 이용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인 자영업자 B씨(44) 등 2명이 A씨 일당에게 뜯긴 피해액만 2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기간이 2년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특히 이들이 건넨 음료를 마시고 정신이 몽롱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범행에 향정신성의약품이 사용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실제 사기도박단 가운데 2명은 마약류 관련 전과가 있고, 현장에서 압수한 물품 중에는 용도가 불분명한 주사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A씨가 학교에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일과 시간에도 도박판을 벌인 정황을 포착, 사실 관계를 수사 중이다.
A씨는 경찰에서 "2~3차례 도박에 끼기는 했으나 주도한 사실은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형편이 어렵지도 않은 A씨의 범행 동기가 분명하지는 않으나 도박에 빠진 나머지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청주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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