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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스케치`, 고은아가 전하는 힐링멜로…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입력 2014-03-26 12:40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몸인지 마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그 상처는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삶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이기도 하다.
영화 '스케치'의 남녀 주인공 수연(고은아)과 창민(박재정)의 상처도 깊다. 그들의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수연이 그렇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녔지만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화가 수연.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지만 과거 자신의 연인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한 창민.
카페를 차리고 현실에 순응해 살아가던 창민은 건너편 건물 2층에 사는 수연에 마음이 끌린다. 그녀의 상처를 다독이고 싶어하는 창민. 수연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거식증이지만 창민이 만들어준 딸기 팬케이크를 한 입 먹고 기분이 좋아진다.

상처 가득한 두 남녀는 어느덧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서로의 상처가 깊은 걸까. 두 사람이 마음을 터놓고 살가워지는 건 쉽지 않다.
'스케치'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것 같은 분위기의 영화다. 몽환적인 분위기는 관객을 환상 속에 빠지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영상과 사운드는 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이국적인 멜로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수연과 창민의 베드신도 특기할 만하다. 감각적이다. 선정적이고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상처받은 두 사람의 마음을 잘 드러냈다. 물론 현실로 돌아온 두 사람이 더 상처받은 것 같은 인상이라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베드신은 주인공들을 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은둔형 천재 예술가의 삶과 사랑 이야기는, 특정 직업에만 국한되어 보이진 않는다. '스케치'는 세상에 상처받은 모든 이들을 위한 힐링멜로다. 특히 고은아는 수연이 되어, 그가 연예계에 데뷔하며 겪은 아픔들을 고스란히 표출한다. 수연이 고은아이고, 고은아가 수연이다. 94분. 청소년 관람불가. 27일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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