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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愛人] 신유경 대표 “사람은 나이 들지만 영화는 아냐…그래서 즐거워”
입력 2014-03-26 10:07 
한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다양한 사람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배우, 촬영감독, 제작진, 의상팀, 무술팀, 투자자, 배급사, 매니저, 홍보사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다해 제작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늘 영화가 개봉되면 배우 또는 감독만이 인터뷰를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MBN스타] 장르불문 다양한 영화가 줄지어 제작, 개봉되는 가운데 영화 홍보사 ‘영화인은 활약은 늘 주목 받았다.

영화인은 ‘태극기 휘날리며 ‘어린신부 ‘웰컴 투 동막골 ‘왕의남자 ‘화려한 휴가 ‘과속스캔들 ‘해운대 ‘황해 ‘오싹한 연애 ‘두 개의 달 ‘나의 PS 파트너 ‘감기 ‘친구2 ‘노아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다이버전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등의 홍보를 맡았다.

이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사람은 신유경 대표. 신 대표는 꾸준히 각 영화에 맞는 홍보 콘셉트를 언급,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증폭시키며, 보는 재미를 넘어 상상하는 재미까지 안겼다.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어 스크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돕는 영화인 대표 신유경은 어떤 사람일까.

신유경의 또 다른 이름…영화인 대표이자 영화마케팅사협회장

Q. 한 기업인으로서 성공했는데 그 과정은 어땠는가?

A. 그렇게 험난하지는 않았다. 사실 영화인으로 보면 험난한 과정은 없다. 내가 영화를 수입하는 기획실 근무로 일을 시작했다. 그 후 다른 수입사로 옮겨 일을 이어갔다. 당시는 지금의 영화인처럼 전체적인 마케팅은 아니지만 홍보대행사개념으로 근무했다. 당시 함께 일을 하던 곳이 문을 닫으면서 1998년~1999년은 힘들었다. 1999년에 과거 함께 일했던 삼성영상산업단에서 홍보대행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수락한 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물론 매 시기마다 어려움은 있다. 사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의 업무도 많고 환경도 열악하다.”

Q. 영화인 대표이자 영화마케팅사협회장인데 두 가지를 동시해 겸할 때의 어려움은 없는가?

A. 사실 영화마케팅사협회는 나 혼자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각 마케팅 사 대표와 직원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가이드나 일할 방향을 지도 감독하고 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또 리더로서 일하고 있는데) 집에서도 장녀로 태어나서 자랐고 학교 다닐 때도 반장과 부반장을 했다. 그러다보니 그런 기질이 몸에 있는 것도 같다.”

Q. 다양한 영화의 홍보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이 영화는 흥행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가?

A. (흥행을 보는 눈은) 사실 쉽지가 않다. (웃음) 일단은 의뢰가 들어오고 시기적으로나 이미 하고 있는 다른 작품들과 개봉시기가 겹치지 않고 할 수 있겠다 싶으면 영화 홍보를 맡는다. 영화를 보고 될 것 같다와 안 될 것 같다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7월에 개봉하는 영화를 홍보하고 있는데 또 다시 7월 개봉작이 들어오면 안 받는다. 영화 홍보사 쪽 성수기는 모두 비슷할 것이다.”

Q. 영화인의 2014년 홍보작은 거의 다 외화 같던데?

A. 한국영화를 한차례하고 또 한국영화 받는 것은 힘들다. 우선적으로 외화를 받아놓고 개봉을 준비하면서 한국영화 홍보를 준비한다. 현재 영화인은 상반기까지 외화가 대부분인데 하반기는 거의 다 한국영화다. 외화를 하고 한국영화를 하고 그런 패턴으로 돌아간다. 사실 한국영화를 진행하면서 또 시작하는 한국영화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

Q. 홍보를 맡은 작품 중 흥행이 약간 미흡하면 응급처지를 하는가?

A. 사실 영화는 개봉에 성공하지 못하면 응급처치도 필요 없다. 특히 요새는 개봉 주에 모든 게 판가름이 난다. 만약 응급처지를 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 쉽지는 않다. 영화가 좋은 데 다른 과정에서의 콘셉트를 잘못 잡아 잘 안되다면 개봉 후 가장 자주 활용하는 게 온라인 기사 등 SNS를 이용한다.”

사진=영화인
신유경의 자랑거리…영화인의 특징은?

Q. 영화인이라는 이름은 평범하면서도 기억에 남는다, 명함 또한 고풍스럽다 의미가 있는가?

A. 처음에 홍보대행새해야지 결정하고 회사이름을 짓기가 어렵더라. 그래서 그냥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하자고 지었다. 때문에 영화인에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웃음) 올해 영화인이 15주년인데 명함은 15년부터 지금까지 쭉 써온 것이다.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특이하다. 난 명함 디자인에 만족하고 있기에 굳이 바꿔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영화인의 직원은 몇 명이고 홍보를 맡는 작품은 누가 정하는가?

A. 나를 포함해 20명이다. 3개의 마케팅 팀과 1개의 프로모션 사업본부가 있다. 각 팀별로 홍보하는 작품은 업무시기마다 다르다. 만약 10월 개봉작이 들어왔는데 1, 2팀이 영화를 하고 있다면 3팀에게 넘어가는 식이다. 마케터는 영화 장르를 구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장르대로 구분해 홍보를 맡는다면 그건 전문가가 아니다. 모든 장르를 아울러야 되고 다만 겹치지 않게 일하는 게 중요하다.”

Q. 영화인만의 특징이 있나?

A. 다른 회사를 잘 몰라서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웃음) 올댓시네마가 20주년 됐는데 이와 더불어 우리 영화인은 15주년이다. 오랜 기간 편차 없이 꾸준하게 이어져온 회사가 특징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영화인은 처음부터 프로모션 팀과 마케팅 팀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이 점이 특장점같다. 덕분에 프로모션 팀은 별개의 업무를 독립시켜 진행할 정도다. 요새는 다른 회사들도 아마 팀을 나눠서 운영하는 듯 해 이게 영화인만의 장점은 아니겠지만 전략적으로 팀과 업무를 구분한 시스템을 꾸준히 운영하면서 영화 홍보쪽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 같다.”

홍보에 물오른 영화인의 소식은?

Q. 최근 홍보를 맡았던 영화 ‘노아에 의견을 덧붙이자면?

A. ‘노아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지루하고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제대로 보면 세상에 이런 영화가 어디 있나 싶다. 계속 무엇인가 보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창조주가 준 사명과 정의, 신뢰, 인류는 이 땅에 살아남는 게 맞냐 등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이 놀랍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Q. 개봉을 앞두고 촬영 중인 공포영화 ‘소녀무덤 홍보도 맡고 있는데 영화가 가진 특징은 어떤 점이 있나?

A. 현재 ‘소녀무덤은 열심히 촬영 중이다. 영화 제작을 맡은 (주)고스트픽처스는 공포영화 전문 작가들이 만든 집단이다. 과거 (주)고스트픽처스에서 제작한 ‘두개의 달을 홍보한 적이 있다. 당시 나름대로 성공했다. 때문에 새로운 작품이 나온다기에 시나리오도 신선해 홍보를 맡게됐다. 보통 공포영화는 보는 내내 답답하거나 팝업이 많지 않냐. ‘소녀무덤도 무서운 장면이 있고 거기에 여러 가지 사회적 메시지를 다른 각도에서 다뤘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사람, 귀신을 보는 사람과 귀신인 소녀의 우정과 사랑 등 외로운 아이들의 교합이 따뜻하다. 코믹적인 요소도 곳곳에 있어 복합장르작이다. 100% 중 공포가 50%고 코믹과 로맨스, 드라마적인 요소가 나머지를 채워준다.”

사진=포스터
대표도 회장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신유경

Q. 처음부터 영화 홍보를 꿈꿔왔나?

A. 신방과 공부하면서 광고쪽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과거 기획실에서 일을 하면서도 언론대상이 아닌 카피를 쓰거나 광고 디자인 등을 많이 했다. 영화의 콘셉트를 잡는 데 있어 이런 부분이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

Q. 영화인으로 산다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A. 재미있는 일이다. 젊을 때는 모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점점 나이 들거나 또래 들이 하는 일을 봐도 재미가 없다. 난 영화 홍보에 아직까지 재미도 느끼고 물론 감정적인 소모는 심하지만 보람이나 다루는 일들이 재미있다. 영화 콘텐츠를 어떻게 살리고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게 재미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영화는 나이가 들지 않아서 그런지 나는 물론 영화업계종사자들은 또래에 비해 젊고 즐겁게 살더라. (웃음) 본인들은 나이가 들지만 늘 다루는 건 트렌드 변화만 있을 뿐 20~30대 여심을 잡는 게 관건이다. 요즘은 중장년층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20~30대 여성이 핵심이기에 안 늙고 감각을 유지하는 듯하다.”

Q. 시크하도 도도한 인상이 돋보이며 리더로서의 분위기도 풍기는 것 같다

A. 사업체를 운영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웃음) 공장운영이 아닌 사람을 상대하고 이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에 사람을 잘 이끌어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을 꾸려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Q.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A. 모든 영화는 다 재미있고 그 안에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아주 못 만들어진 영화도 그 안에 의미가 다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에린 브로코비치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주로 액션이나 오락, 스릴러를 좋아하며 너무 잔인한 공포영화 빼고는 다 좋다.”

Q. 자신을 보고 꿈을 키우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이미 일을 하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있다. 이일만 벗어나면 편하게 살 것이란 생각을 하지만 사실 세상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고 떠나면 패배한 것이다. 결국 다른 곳에 가서도 일을 마무리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어려운 고비는 한번 겪어보고 떠나는 게 좋다. 해보기도 전에 미리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은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홍보는 즐길 수 없으면 끝까지 가지 못한다. 스스로 즐길 방법을 찾고 고비를 참아야 된다. 만약 일을 벗어나고 싶다면 이 모든 것을 한 후 생각해도 늦지 않다. 나 역시 마케팅을 하면서 영화인이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아 앞으로 열심히 매진할 것이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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