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 대통령이 만나는 두 총리 `극과 극`…공통점은 단언컨대
입력 2014-03-25 16:05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같은 패전국의 '멍에'를 진 국가의 최고 지도자. 하지만 이것 말고 공통점은 단언컨대 없다.
오히려 대조적인 면이 대부분. 다시 말해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이들의 행보는 극과 극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우선 메르켈 총리는 철저한 전쟁 반성을 통한 과거사에 대한 속죄를 보여준다.

실제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8월 20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일 뮌헨에서 16km 떨어진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공식 찾았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과 동성애자, 전쟁포로, 집시 등 20만명을 강제 수용했고 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던 독일 최대 정치범 수용소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며 깊은 슬품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인 대부분이 당시 대학살을 모르는채 했고 나치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독일 국민의 처절한 자기반성을 스스로 하면서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나 다름 없다.
2009년 6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헌화하기도 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지난해 12월 26일 참배했다. 비인도적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수행한 A급 전범14명이 합사된 곳을 현직 총리가 7년4개월만에 찾은 것이다. 그는 "정권이 걸어온 1년을 보고하고 전쟁의 참화로 고통당하지 않는 시대를 만든다는 맹세 전달을 위해 오늘을 택했다"며 참배 배경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주변국의 강한 비난을 샀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전쟁에 대한 반성은 커녕 과거 일제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한 것으로 비쳐지면서 전쟁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은 물론 동맹인 미국의 강한 우려마저 낳았다.
양국의 전범대한 시각도 대조적이다.
독일은 지난해 9월 나치 친위대원이었던 92살 노인이 독일의 한 법정에 또 섰다. 유대인 살해 혐의로 이미 7년간 옥살이를 했지만 이번에는 레지스탕스 요원을 살해한 혐의가 추가된 것이다.
또 독일 정부는 홀로코스트 등 전범 피해자들을 넘어 외국인 강제노역자들에 대한 배상도 철저히 하는 한편 프랑스나 폴란드 등 침략전쟁 피해국가들과 공통 역사교과서를 편찬해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아베 총리는 그 자신 A급 전범 출신으로 총리까지 오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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