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종시 상가 몸값 강남 못지않네
입력 2014-03-23 18:29  | 수정 2014-03-23 20:23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한 세종시 2-4생활권 H상가. 현재 1~3층에 있는 총 40여 개 점포 가운데 1층 15개 점포는 순식간에 팔리고 현재 2~3층 안쪽 일부 점포만 남아 있다. 이 상가에서 가장 위치가 좋은 1층 대로변 점포(전용면적 24㎡)는 3.3㎡당 분양가가 3700만~3800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 지역이나 위례신도시 상가 분양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S공인 관계자는 "2011~2012년 분양된 첫마을 상가 분양가는 3.3㎡당 2400만~3000만원대였는데 공무원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4000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상가 분양은 과열 조짐을 보일 정도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몸값도 서울 강남 못지않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상가정보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세종시 상가(1층 45㎡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는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지난해 1월 3612만원이었지만 1년여 만에 418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근린상가도 1년 전 3075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3155만원에 달한다.
보증금과 임대료 상승세도 가파르다. 2011년 첫마을 단지 내 상가(1층 45㎡ 기준)는 보증금 3000만~1억원에 월세 291만원 선이었지만 현재 5000만~1억원에 임대료는 382만원 수준이다. 월세만 놓고 보면 3년 만에 30% 이상 뛰었다. 2-3생활권 일대 D공인 관계자는 "주택 전월세 임대소득에 과세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뒤 상가 문의가 더 늘고 있다"며 "올해 2-2구역에 메이저 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서면 투자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상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주 공무원 등 배후수요가 풍부해 상권 발전 가능성이 높아서다. 세종시에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만7949명이 이주했다. 2030년까지 개발이 끝나면 인구가 50만명에 달하는 '메가급' 신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세종시가 신흥상권으로 가치가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상가 투자 때 고분양가에 유의해야 한다.
세종시는 전체 용지 가운데 녹지 비율이 절반가량에 달해 상가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전체 용지의 2.2%에 불과하다. 상가 공급 용지 자체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용 용지 대비 상업 용지 비율은 4.4%, 인구 1인당 상업용지 비율은 3.1%로 수도권 1ㆍ2기 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는 분당의 4배 정도로 크고 단계적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상업 용지 공급 속도가 다른 신도시보다 느려 상가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상업 용지 분양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상승세인 보증금과 임대료, 분양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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