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그룹株펀드 하나같이 울상
입력 2014-03-20 17:19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 주가가 올해 들어 약세를 보임에 따라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그룹주 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그룹주 펀드 96개 가운데 올해 들어 손실을 내지 않은 펀드는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손실을 낸 그룹주 펀드는 삼성그룹주 펀드로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65개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7.32%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가 3.6%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익률이다. 개별 펀드 가운데 가장 손실을 크게 입은 펀드는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ClassA)'로 12.88%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9.72%,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1(주식)C '는 8.51%의 손실을 냈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이처럼 큰 손실을 입은 것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탓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37만2000원에 달했던 주가가 20일 126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률(8%)이 고스란히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로 이어진 셈이다.

다른 그룹주 펀드들 역시 형편은 비슷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13개 현대차그룹주 펀드는 올해 들어 평균 2.01% 손실을 냈다. 개별 펀드 가운데는 '우리현대차그룹과함께3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A1'이 0.05% 수익률로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을 뿐 나머지 펀드는 모두 손실을 입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2.3% 하락했다.
LG그룹에 투자하는 4개 펀드 역시 평균 4.07% 손실을 입었다. LG전자가 올해 들어 8.3% 하락하는 등 LG그룹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에 투자하는 펀드도 각각 1.92%와 3.01%의 손실을 기록 중이며 현대그룹에 투자하는 10개 펀드 역시 올해 들어 4.17%의 손실을 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룹주 펀드에서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432억원이 유출되는 등 주요 그룹주 펀드는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대형주 약세,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그룹주 펀드의 부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가치주ㆍ배당주 펀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저평가 우량주를 찾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대기업 주식을 사들일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뚜렷한 이익 개선을 보여주며 주도주로 다시 부상할 때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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