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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가는 포항의 ‘후반’이 위험하다
입력 2014-03-16 06:01  | 수정 2014-03-16 13:58
포항은 K리그 클래식에서 울산에 이어 부산에게 패했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매 경기 실점하고 있는데 83.3%가 후반 20분 이후에 기록됐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시즌 K리그 클래식 초반 ‘디펜딩 챔피언 포항의 체면이 구겨졌다. 2연패로 승점 1점도 따지 못했다. 살림규모를 줄이면서 선수층이 얇아졌고, 그에 따라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 우려대로 포항은 현재 ‘빈손이다.
얇은 선수층도 문제지만, 가장 큰 여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다. 전북, 울산, 서울과 함께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은 포항으로선 벅차기만 하다.
더블 스쿼드 같은 이원화는 꿈꾸기도 어렵다. 포항은 매 경기 베스트11의 변화가 거의 없다. 그만큼 주축 선수들의 피로 누적도 크다. 황선홍 감독은 일단 고(Go)”를 외치며 몸으로 부딪혀 극복해 나가자고 독려하나, 몸은 마음먹은대로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포항은 경기를 치를수록 65분과 그 이후 25분의 내용이 상반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을 제패한 ‘스틸타카의 위력은 여전하나, 효과가 90분 내내 지속되지 못하는 셈이다. 후반 중반 이후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 11일 ACL 부리람전에서도 후반 포항은 매우 위험했다. 하프게임 속에 부리람의 파상공세를 겹겹이 쌓은 포항의 수비로 막아내 1골차 승리를 거뒀다. 말 그대로 ‘신승이었다.
부산전도 다르지 않았다. 포항은 후반 15분 이명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내리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20분 임상협의 첫 골을 시작으로 포항의 수비는 ‘단단한 맛이 사라졌다. 세트피스에선 양동현을 못 막아 2골을 내줬다. 같은 패턴에 당한 것이다. 포항의 공격이 불운 탓에 뜻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진 수비는 개선이 필요하다.

포항의 후반이 위험하다는 건 기록상으로도 잘 나타난다. 포항은 올 시즌 치른 4경기(K리그 클래식 2경기+AFC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6실점을 했다. 무실점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6실점 가운데 5실점을 후반 20분 이후에 허용했다. ‘뒷심과는 거리가 먼 포항이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떨어졌고, 이에 따라 경기 중반 이후 골문이 열리고 있다.
포항을 어렵게 만드는 건 그 살인적인 일정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부산전을 마친 포항은 곧바로 포항으로 이동해 ACL 산둥과 홈경기(18일)를 치른다. 그리고 3,4일 간격으로 빠짐없이 경기를 한다. ‘쉼표는 없다. 4월 27일 인천전까진 매주 2경기를 치른다.
피할 수 없는 피로와의 싸움이다. 그리고 후반을 견뎌내야 포항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지금 같아선 위기의 연속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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