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서 2억 실린 현금수송차량 순식간에 털려...용의자는 20대
입력 2014-03-10 17:53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거하던 현금 수송차량이 눈 깜짝할 새 털렸습니다. 차량은 인근에서 11분만에 발견됐지만 2억1천900만원이 들어 있던 금고는 비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사건발생 한나절만에 현금 수송 대행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말 퇴사한 S(26)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예상 은신처에 검거팀을 급파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10일 오전 3시 28분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앞에 세워둔 현금 수송차량인 검은색 스타렉스 승합차를 괴한이 몰고 달아난 것입니다.

사건 당시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 2명이 부산요금소 사무실로 통행료를 수거하러 들어가는 등 업무를 보려고 차를 비웠습니다. 3명이 1개 조를 이뤄 근무해 왔지만 최근 1명이 퇴사하는 바람에 2명이 근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열쇠를 차 안에 꽂아둔 채 외부에서 리모컨으로 문을 잠그고 자리를 비운 사이 비상벨이 울렸습니다. 직원들이 다급하게 사무실 밖으로 나왔을 때는 차량은 회차로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차량 안에 있던 위치추적장치(GPS)를 확인한 결과 차량은 부산 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경찰 출동 11분 뒤에 4㎞가량 떨어진 부산 금정구 청룡동 보호관찰소 앞에서 발견됐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요금소 CCTV에는 범인의 행적이 전혀 찍히지 않았습니다. 현금 수송차량이 요금소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곳인 계단 밑 CCTV 사각지대에 세워져 있어 범행 장면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또 범인은 감시카메라가 없는 회차로를 이용해 순식간에 훔친 차를 몰고 빠져나갔습니다.

차량 안에는 위치추적장치가 장착돼 있어 쉽게 추적할 수 있는데 범인은 요금소에서 4㎞정도,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진 곳에다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습니다.

회차로 입구 쪽에 CCTV가 한 대 더 있었지만 고장 나 있었으며 이 도로는 회차로로 이용되는 곳이라 통행량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도난당한 차량은 공교롭게도 수송 대행 회사 소속 현금수송차량 28대중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7대 가운데 한 대입니다.

경찰은 고속도로 순찰대 CCTV에서 범인 1명이 이동하는 장면을 확보했지만 화면이 흐려 신원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해당 차량 안에는 경북 경산요금소에서부터 영천, 경주, 서울산, 통도요금소 등요금소 8곳에서 거둬들인 통행료 2억1천900만원이 실려 있었습니다. 하이패스 이용 차량이 늘어나 과거보다 현금은 줄었지만 주말 통행료를 수거하는 월요일 오전은 가장 현금이 많을 때 입니다.

경찰은 현금이 많고 통행량이 적은 시간대에 CCTV를 피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퇴사자 중 작년에 회사를 그만둔 S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의 이동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이 차량은 S씨가 9일 오후 부산 사하구에서 지인으로부터 빌린 차량으로 범행 발생 2시간전인 오전 1시25분께 범행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차량판독시스템에 찍혔습니다.

S씨는 7개월간 근무하다 작년 12월 퇴사할 때 동료들에게 "절대 잡히지 않고 수송차량의 현금을 훔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한편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들이 거둬들인 현금은 모두 8개의 포대에 담겨 있었습니다. 동전보다는 1만원권 이하의 지폐 위주로 포대당 무게는 10㎏이 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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