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공행진 우선주, 이젠 옥석가릴때
입력 2014-03-10 17:43 
신흥국 불안 등 대외 변수와 기업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게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당수 우선주들은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제 우선주 투자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주들이 단기간에 크게 올라 가격 매력이 많이 떨어진 만큼 추가 투자 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덜 올랐고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며 자회사들의 배당 확대 가능성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LG SK GS CJ 등 지주사 관련 우선주를 유망 종목으로 꼽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및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시가총액 100위 내 주요 종목들의 우선주는 해당 보통주 대비 약 10%포인트 초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초과 상승은 지난 2005년 말 이후 약 9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7일 종가 기준)을 봐도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LS네트웍스우가 167.36%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성신양회우(141.18%), 호텔신라우(137.83%) 등 우선주가 주가 상승률 1~3위를 싹쓸이했다.
우선주는 배당 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고 기업의 청산 가치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없어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40~50%가량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우선주의 가격 상승으로 현대모비스는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대비 95%까지 상승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각각 92%와 80%, S-OIL 우선주는 보통주의 79%까지 올라왔다.
우선주의 상대적인 강세는 배당 확대 가능성이 커진 반면 의결권 할인요소는 약화된 점, 우선주의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일부 우선주를 편입하는 펀드 등 단기 수요 확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우선주의 단기 급등으로 시가배당률이 하락하고 가격 메리트가 축소되면서 이제 우선주 가운데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통주 대비 높은 배당률과 의결권 관련 할인율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상승으로 우선주의 시가배당률이 낮아지면서 보통주 대비 주가비율 등의 가격 메리트는 상당 부분 축소됐다"며 "우선주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그 상승 폭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1~2월까지는 기관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IT와 자동차 등 주요 종목들의 보통주 비중을 축소한 가운데 모델포트폴리오(MP) 내 해당 종목 편입 비중 유지를 위해 우선주를 담았으나 최근 이들 업종의 1분기 실적 전망이 개선 흐름을 나타내면서 보통주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우선주 투자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우선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유통주식 수가 많고 재무건전성이 좋은 종목,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종목들 위주로 투자 대상을 좁힐 것을 권고하고 있다.
LG우(2.52%), SK우(26.84%), GS우(5.69%), CJ우(54.93%) 등 지주사 관련 우선주는 비교적 가격 메리트가 여전히 높고, 해당 기업들의 자회사가 배당을 확대할 잠재적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부실 우선주의 퇴출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거래량과 상장주식수,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부실 우선주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해왔다.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간 시총 5억원 이상인 상태가 10일 연속 이어지거나 30일 연속 5억원 이상을 유지하면 상장이 지속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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